청와대의 이번 깜짝 참모진 교체는 4·13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성 인사 성격이 짙다. 조직 개편을 통해 총선 이후 침체된 청와대 분위기를 일신하고, 향후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를 예고하는 인사이기도 하다.
이병기 실장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청와대 분위기 쇄신 등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고, 박 대통령은 신중한 검토 끝에 이 실장 사의를 수용했다. 후임 실장에는 `행정 달인`이라 불리는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을 발탁했다. 관료 출신 행정 전문가를 배치함으로써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충북 제천 출신인 이 신임 비서실장은 1966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진출했다. 서울시 5개 구청장과 관선 충북지사, 서울시장 등을 역임하는 등 화려한 행정 경륜을 쌓았다. 이 신임 비서실장은 청와대 인사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서실 힘을 하나로 합쳐 대통령께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좌해 드리고, 원활하게 국정을 펼쳐나가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드리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경제수석에서 정책조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안종범 수석은 박 대통령 최측근이다. 박근혜 정부의 선 굵은 정책 과제 대부분이 안 수석 손을 거쳤다. 정책조정수석으로 역할이 변경된 것은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노동정책 등 전반적인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석훈 신임 경제수석은 선임인 안종범 수석과 선대위 시절부터 함께하며 박 대통령의 양대 `경제 브레인`으로 불렸다. 서울 서초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19대 국회에서도 전공을 살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동했다. 이번 인사로 책조정-경제수석 라인 모두 `경제전문가`로 채워졌다. 박근혜 정부가 임기 말 `경제활성화`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참모진 개편을 두고 야당은 “교체 폭과 인사 내용이 총선 민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책임성 없는 인사”라며 비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