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고수 연이어 격파…미래부 비밀병기 역할 톡톡
국산 바둑 인공지능 `돌바람`이 매서운 돌풍을 일으켰다. 아마추어 고수를 연이어 격파했다. 미래창조과학부 A팀 비밀병기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돌바람은 15일 열린 `제1회 전자신문 ICT 바둑 대회`에서 세를 과시했다. 첫 대국에서 강팀으로 꼽힌 SK주식회사 C&C 아마 고수 대마를 잡으며 대승을 거뒀다. 이어진 두 번째 대국에서도 넷마블 아마추어 고수를 상대로 승리했다. 3국에서도 행정자치부 최고수 차택준 아마 7단을 상대로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끝까지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4국에서 NHN엔터테인먼트 최고수 이화섭 아마 5단에게 패했다. 이 아마 5단은 프로 연구생 출신이다. 프로 기사에 버금가는 기력을 갖췄다.
미래부 A팀은 돌바람 활약에 힘입어 선전했다. 미래부 바둑선수단장 서석진 소프트웨어(SW)정책관은 “국내 중소기업 소수 인력이 오래 전부터 한국형 바둑 인공지능 개발에 힘쓴 점을 독려하기 위해 미래부 선수로 영입했다”며 “알파고는 구글이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이용했다. 돌바람은 작은 컴퓨팅 파워를 쓰지만 수준급 실력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돌바람은 2013년 국내 개발사 누리그림이 바둑기술과 ICT를 접목해 만들었다. 몬테카를로트리서치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다음 착수를 결정할 때 이길 확률을 고려해 판단하는 방식이다. 알파고에 이용된 인공지능 기술 `딥러닝`도 적용했다.
인간보다 우수한 계산력과 기계 특유 냉정함이 강점으로 꼽힌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보여준 면모다. 심판부위원장 김강근 7단은 “돌바람은 계산력과 심리전에서는 아마 고수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알파고와 달리 프로 기사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은 데이터베이스(DB)와 하드웨어(HW) 한계 때문이다. 알파고는 서버에 등록된 3000만개 바둑돌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훈련했다. 16만개 기보를 학습했다. 1202개 중앙처리장치(CPU)와 176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했다.
돌바람은 지난해 3월 세계컴퓨터바둑대회 UEC컵에서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어 전성전에서 프로기사 조치훈 9단에게 4점차 승리를 거뒀다. 전성전은 컴퓨터와 사람 간 공식 기전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제1회 미림합배 세계컴퓨터바둑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 중국, 일본, 대만,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 개발된 9개 바둑 인공지능과 겨뤄 우수성을 입증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