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시점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동차 업계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이미 지난 1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국산차·수입차할 것 없이 판매 절벽을 경험했던 만큼 5월과 6월 판매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수입차 모두 6월까지 최대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개소세 인하 마지막 달인 다음 달에는 프로모션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개소세 인하에 따라 판매량이 확연히 줄거나 느는 양상을 보였다. 개소세 인하 종료를 앞뒀던 지난 해 12월에는 판매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인하가 종료된 1월에는 말 그대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정부가 개소세 인하 연장을 돌연 발표하면서 내수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여기에 신차효과가 더해지면서 내수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 4월에도 자동차 국내 판매량은 15만 8427대로 3월 대비 8.9%가 줄었으나 지난 해 보다는 3.7% 증가세를 보였다. 1~4월 누적판매량은 전년 대비 4.8%가 늘었다.
국내 시장이 이렇다보니 업체들은 5~6월 역량을 최대한 쏟아부어야 할 상황이 됐다. 하반기에 들어서면 연식이 바뀌는 차가 나오는 것도 문제다. 한동안 판매 절벽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업체들이 일제히 5월 판매 조건에 지난 4월보다 많은 혜택을 넣었다.
현대차는 5월 한달 간 그랜저를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 신형이 나오면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신형으로 교체할 수 있는 `스마트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년 후 최대 75% 중고차 가치를 인정받기는 하지만, 대표 차종인 그랜저 신형을 무이자 혜택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이 프로그램이 처음이다. 4월 2017년형 쏘나타를 선보이는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이기도 했다.
쉐보레는 스파크 독주 체제를 굳히기 위해 230만원 상당의 냉장고까지 지급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100만원 할인이나 냉장고를 선택할 수 있다. 경차 역사상 최고 혜택이다. 본격적인 야외활동의 계절을 맞아, 올란도, 트랙스, 캡티바 등 쉐보레 RV 제품에 할인 혜택은 물론 캠핑세트까지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한국지엠은 출시 전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말리부를 통해 국내 중형세단 시장을 휩쓸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대규모 체험 행사도 준비했다.
르노삼성은 수요 예측 실패 때문에 출시 한달만에 국내 1위에 올랐던 중형차 SM6 판매량이 감소하자 서둘러 부품 수급에 나섰다. SM6는 지난 4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23%가량 감소했다. 중간트림 계약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최고급 트림(RE) 계약 비중이 66%에 달한 것 때문이다. 더 많은 고객이 SM6를 고매할 수 있도록 할부프로그램도 늘렸다. 밸류박스를 선택할 시 받을 수 있는 할부 개월수를 36개월에서 60개월까지 늘렸다.
수입차 공세도 쏟아지고 있다. 웬만해서는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A클래스, B클래스, CLA클래스, GLA클래스 등 콤팩트 모델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를 시작했다.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을 늘리기 위해 각종 시승 이벤트도 실시한다. BMW코리아도 BMW 1시리즈와 액티브투어러, 3시리즈와 4시리즈를 대상으로 5월 한달 간 월납입금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BMW 프리미엄 스타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FCA코리아는 피소형 SUV 피아트 500X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보증기간과 주요 소모품 교환 프로그램 제공 기간을 업계 최장 수준인 7년까지 연장하는 `7년 품질 보장 프로모션`을 5월 한달 동안 진행한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