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일자리 전략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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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산업진흥원(SBA) CS팀장 남궁선

얼마 전까지 전 국민의 관심사였던 4․13총선. 총선을 앞두고 민생을 위한 수많은 공약이 쏟아져 나왔고, 역시나 일자리 공약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과거 공약을 재탕하는 경우도 있었고, 재원을 고려하지 않는 실현가능성이 낮은 공약도 많았으며, 민간기업을 압박해 일자리를 해결하려는 공약들도 있었다.

이러한 공약들을 보면서,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한 매체에서 행한 공약 분석결과가 새삼 생각이 났다. 그 당시 시도지사 당선자들이 임기 중 새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일자리수가 당시 통계청에서 발표한 국내 실업자 수의 2배가 넘는 숫자였다는 것. 게다가 지금과 유사하게, 산업단지를 조성해 일자리를 늘리거나, 일자리 특보를 만들어 공공부문과 사회적 일자리를 늘린다는 등 예산은 예산대로 쓰고 별로 건강하지 않은 일자리만 양산하는 현실성 떨어지는 방안들이 대부분이었다. 6년이 지나 이미 임기가 끝난 지금, 과연 실업률 제로에 도달했을까?

과거 통일의 후유증으로 극심한 실업사태와 경기침체를 겪으며, 실업자가 한 때 국민의 11.6%인 2,450만명에 달해 ‘유럽의 병자’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독일은 슈뢰더 총리의 ‘아젠다 2010’을 계기로, 개혁 10년 후인 2014년에는 고용률이 70%를 넘었고 청년실업률도 OECD국가 중 세 번째로 낮은 7.9%를 기록한 바 있다. 모두다 호황이던 시절이 아니고 유럽 전역이 경제위기에 힘들어하던 시기에 오직 독일경제만이 건실했던 이유는 분명 아젠다 2010 때문일 것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만큼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인 건 아닐지라도 청년 실업률이 현재 12.5%에 달하는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의 아젠다 2010도 슈뢰더 총리가 인기를 얻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을까? 아니다. 오히려 아젠다 2010은 당시 집권 사회민주당 내부 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이해관계자들이 반대했던 개혁안이다. 아젠다 2010에 따라 사회보장혜택이 축소되면서 유권자들의 지지가 철회돼 지방선거에서 연속으로 패했고 결국 야당이 독일 연방상원을 장악하기도 했다. 구조개혁은 개혁의 성과가 단기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초기에는 오히려 실업률이 높아졌으나, 시행 후 5년 후부터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일자리 전략은 어떠한가. 당장 현정부 들어서만도 벌써 6번째 일자리 대책이 발표됐다. 연 15조를 쏟아 부어도 청년실업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정책을 전환했다고는 하나 포장만 바꾼 정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당장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구색용 일자리만 너무 남발하는 것은 아닌가? 정치권과 기업이 과연 합의는 했을까? 실질적인 효과도 보기 전에 너무 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은 아닌가? 정치권과 정부, 대기업과 중소기업, 구직자와 구인자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가 반영된 일자리 전략의 부재가 아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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