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지식재산센터 김현철 책임
런던의 대중교통카드 브랜드 ‘Oyster’를 소유한 런던교통공사 TFL(Transport for London)은 자신들의 수익성이 낮은 이유가 시민들을 위해 재투자하기 때문임을 설명하는 옥외광고를 최근 집행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광고는 어이없게 비싸기로 유명한 ‘Oyster’로부터 얻는 수익을 교통 서비스 개선에 사용하지 않고, 지하철역 주변 부동산 개발 등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런던 시민들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후문이다.
공공브랜드의 수익과 성과는 시민사회로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환원되고 있는지에 대해 돈의 흐름을 파악한 재투자의 크기로 확인할 수 있다. 또, 공공브랜드 이용의 편의성과 시민의 복지, 행복감, 만족감의 증진 등 무형의 가치로 평가될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TFL’의 실수는 ‘Oyster'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수익을 시민사회로 다시 전달할 때 어떤 가치에 중점을 둘 것인가를 잘못 판단했거나, 재투자 활동의 의미를 제대로 알리지 못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돌려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이 공공브랜드가 창출하는 수익과 성과가 분명하게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원하는 혜택으로 선순환 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브랜드 이미지나 태도와 같은 기본적인 브랜드 성과 평가 요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 경우, 정책의 독점성이라는 공공기관이 가진 강력한 무기에 의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시민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브랜드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유행처럼 시도됐던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의 브랜드 만들기와 지역특산물 공동브랜드 정책의 실패에서 배울 수 있듯이, 정부나 이를 대표하는 공공기관의 판단이 언제나 시민사회의 의견이나 취향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실패를 거쳐왔음에도 여전히 공공브랜드의 수익과 성과에 대한 평가는 자신들이 원하는 가치를 교환하고자 하는 소비자로써의 시민 요구를 반영할 수 없는 이용객 수, 매출, 단순한 서비스 만족도 조사 등의 지표를 이용하는 수준이거나 일부에서는 아예 시도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다양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공브랜드들의 수익과 성과가 어떻게 재투자돼야 할지 시민들에게 직접 묻는 과정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도출하고 이를 반영한 평가방안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브랜드 성과평가의 기본 틀인 브랜드 인지·연상·로열티·태도와 지각된 품질 등과 함께 측정돼 지속적으로 관리되는 시민가치에 기반한 공공브랜드 성과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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