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생’, ‘치즈 인더 트랩’, SBS ‘냄새를 보는 소녀’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은 작품성과 인기를 고루 누렸다. 하지만 KBS ‘오렌지 마말레이드’, tvN ‘호구의 사랑, ’닥터 프로스트‘, MBC ’밤을 걷는 선비‘ 등 그러지 못한 작품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제작자들은 웹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웹툰을 선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현 시장 자체가 캐릭터는 물론이며 새로운 소재를 필요로 한다. 새로 시나리오를 쓰고 드라마화 시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웹툰이라는 창고가 존재함으로써 소재나 캐릭터를 얻기 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웹툰 쪽에 생각보다 많은 소재와 캐릭터에 대한 좋은 부분들이 잘 짜여 있기 때문에,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를 만들게 되면 이미 50퍼센트 정도 틀을 잡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자들이 자신이 계획하고 있던 것들과 유사한 웹툰 원작을 사게 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표절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표절은 애매한 부분이 많아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해도 드라마 또한 하나의 창작물이다. 드라마에서는 웹툰의 골조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웹툰은 그 특성상 영상 콘텐츠와 잘 어우러진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연출 구성인 스크립트의 역할까지 해주며 기존의 소설에 집중돼 있었던 영상 콘텐츠 관계자들의 시선을 웹툰으로 옮겨가게 만들었다. 스크롤을 내려가며 보는 웹툰의 방식 또한 영상 콘텐츠 전개 방식과 비슷하다.
앞서 언급됐듯이 상상의 한계가 없는 웹툰의 신선한 소재들과 캐릭터들은 관계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시청자 또한 접근성이 용이해 자주 접하게 되는 웹툰 원작에 친숙함과 흥미를 느끼게 된다.
드라마 업계의 웹툰 사랑은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현재 웹툰 원작의 판권은 적게는 7천만 원에서 1억 원을 호가하고 있는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만큼 웹툰의 판권을 따내기 위한 업계 관계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웹툰이 드라마의 원작으로 그 자리를 넓혀 가는 것은 장르와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기존의 순수 드라마작가들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는 점에 있어서 상생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