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4DX VR 체험해 보니..."오감 더해져 강렬한 인상, 수동적 관람 편해"

Photo Image

서울 종로에 위치한 CJ4D플렉스 사무실. 4DX와 가상현실(VR)을 체험했다. CJ4D플렉스가 올 하반기 VR 사업을 앞두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이들 콘텐츠는 CJ4D플렉스가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네마콘에서 전시한 것으로, 하반기의 4DX 기술을 활용한 VR 사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4DX 의자에 앉아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어VR)를 썼다. 눈앞에 몇 가지 메뉴가 뜬다. 시선을 맞추고 HMD 옆 버튼을 누르니 배경이 미국의 어느 도시 한복판으로 바뀐다.

Photo Image
CJ4D플렉스가 영화의 장면에 맞춰 움직이는 모션 시트와 더불어 바람, 빛, 안개, 향기, 진동 등을 체감하는 4DX 기기에 VR을 더한 새로운 영상시스템을 선보였다. 본지 콘텐츠 담당 김시소 기자(맨 왼쪽)가 VR을 착용한 4DX 기기 시승자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Photo Image
4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시네마콘에서 4DX와 VR 결합 콘텐츠를 시연하는 사람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하늘에서 빛이 떨어져 도로에 박힌다. 어린아이만 한 외계 생물체가 꿈틀댄다. 이 영상은 `분노의 질주` 등을 만든 저스틴 린 감독이 만든 단편 VR 영상 `헬프`다.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불시착해 거대 괴수로 변신했다가 다시 작은 생명체로 돌아가는 내용이다.

이 영상은 지난해 초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I/O)에서 처음 봤다. VR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여서인지 강한 인상을 받은 콘텐츠의 하나다. 구글 I/O에서 공개한 헬프는 VR 영상 관람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 줬다. HMD를 끼고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게 신기했다.

두리번거리는 동안 이야기 진행을 따라가지 못해 중요한 장면(예를 들어 괴물이 건물을 파괴한다든지 다시 줄어드는 과정 등)을 놓쳐 아쉬웠다. 관람이라는 면에서 다소 산만한 느낌을 받았다.

4DX용으로 편집된 `헬프`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했다. 좌석에 앉으니 자연스럽게 스토리 중심으로 시점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전후좌우 사방을 둘러보는 것은 자유지만 의자 움직임에 맞춰 마치 정해진 트랙을 따라 움직이는 자동차를 타고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VR가 주는 현실감을 살리면서 스토리도 놓치지 않도록 어느 정도의 수동적 감상이 가능하다.

Photo Image
VR영상 헬프

이 데모 버전은 CJ4D플렉스가 시네마콘을 위해 4DX에 맞게 다시 에디팅한 버전이다. 스토리와 동선에 맞춰 의자 움직임을 세팅, 관람객이 현실감을 느끼는 동시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도록 만들었다.

다음으로 `비포 선셋`을 골랐다. 도시에 갑자기 공룡이 나타났다는 설정이다. 관람객은 4륜구동 차에 타고 있다.

차량 탑승을 시점으로 제공해 4DX 기술과 궁합이 잘 맞는다. 관람객은 차량 뒷자리에 탄 상태로 공룡이 날뛰는 폐허를 돌아다닌다.

영상은 주인공이 앉아 있는 시점을 중심으로 전개돼 차량 덜컹임과 시나리오에 따른 돌발 상황을 이질감 없이 느낄 수 있다.

`헬프`와의 차이는 영상을 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헬프`는 실사와 CG가 합쳐진 영상이다. VR 경험은 풀 CG가 실사 영상보다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프`와 `비포 선셋`을 번갈아 체험한 바로는 꼭 그렇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실사와 합쳐진 `헬프`가 어떤 부분에서는 몰입감이 뛰어났다. 연출과 그래픽 품질에 따라 실사 VR 영상도 뛰어난 깊이감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차량 이동에 맞춰 의자가 움직이는 것은 앞으로 조작이 가능한 게임형 콘텐츠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4DX 의자가 사용자의 조작대로 움직이면서 사실감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