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이스'가 실존 인물과 캐릭터의 완벽한 싱크로율로 눈길을 끌고 있다.
'레이스'의 실제 주인공인 제시 오언스는 누구보다도 빠른 발을 가졌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차별과 억압을 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4관왕의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시 오언스를 연기한 스테판 제임스는 시대적 영웅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심혈의 노력을 기울였다.
농구, 미식축구, 킥복식, 육상 종목의 선수로 활약했던 그에게도 제시 오언스로의 변신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실제 올림픽 국가대표와 수개월에 걸친 트레이닝 끝에 제시 오언스 특유의 시그니처 스타팅 모션을 완성했다. 또한 제시 오언스 가족들의 도움으로 실제 그의 말투, 손짓, 행동 등을 철저하게 조사, 연구해 제시 오언스와 꼭 닮은 모습을 그려냈다.
코치 래리 스나이더는 제시 오언스에게 든든한 버티목이 돼준 인물이다. 래리 스나이더 역을 맡은 제이슨 서디키스 역시 농구와 미식축구 선수로서 활약한 경험을 살려 코치와 선수로서의 교감을 실제처럼 표현해냈다.
스테판 제임스와 제이슨 서디키스의 나이 차이가 17살 밖에 나지 않는다는 것도 작품에 도움이 됐다. 그는 영화 속에서 실제 코치와 제자 사이라고 믿을 만큼의 호흡을 선보였다. 제이슨 서디키스는 스테판 제임스가 자신의 아들과 같이 느껴져 영화 밖에서도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두 사람은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전형적인 코치와 선수의 모습이 아닌 마치 형과 동생의 관계처럼 표현돼 영화를 더욱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줬다.
끝으로 에이버리 브런디지는 자국민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계획된 베를린 올림픽에서 평등한 올림픽 개최를 조건으로 히틀러와 비밀거래를 한 인물이다.
제레미 아이언스는 에이버리 브런디지 역을 연기하기에 앞서 실제 인물이 가진 복잡한 면모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올림픽 참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자리에서 실제 에이버리 브런디지가 연설했던 내용 그대로를 제레미 아이언스 특유의 강렬한 연기로 표현해 영화에 긴장감을 담아냈다.
이처럼 실존 인물과 영화 속 캐릭터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레이스'는 오는 26일 개봉 예정이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