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인터뷰-윤채경ㆍ조시윤①] 인생 전환점, ‘프로듀스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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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승훈 기자

걸그룹 데뷔를 위한 101명 연습생들의 치열했던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프로듀스 101’. 최종 11인에 들지 못해 아쉽게 데뷔가 무산됐지만 DSP미디어 연습생 윤채경과 조시윤은 특유의 밝고 청순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만난 윤채경과 조시윤은 아직 정식 데뷔하지 않은 연습생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연예인 못지않은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두 사람은 연습생 시절 꿈만 꾸고 있었던 인기를 ‘프로듀스 101’을 통해 실감하고 있었다.

“촬영할 때는 못 느꼈는데 방송이 끝나고 나니까 실감하고 있어요. 지난 주말에 이모, 가족들과 나들이를 갔는데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주셔서 뿌듯하고 감사했어요. 같이 사진 찍어달라고 하면 흔쾌히 찍어줄 수 있는데 멀리서 ‘윤채경 아냐?’ 이렇게 말하고만 가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그분들한테 가서 사진 찍자고 말하고 싶었어요.” (윤채경)

윤채경과 조시윤은 최근 V앱 생방송도 몇 차례 진행했었다. 같은 소속사 식구인 가수 허영지와 함께한 생방송부터 홍대 거리에서의 버스킹 공연, 케이블방송 온스타일 ‘기부티크’ 등을 통해 ‘프로듀스 101’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숨은 끼와 매력들을 마음껏 발산했다.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는데 엄청 재밌었어요. 영지 언니와 함께했던 게 저희가 처음 해보는 V앱 방송이어서 긴장도 됐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많이 즐겼던 것 같아요. 또 생방송 해보니까 댓글이 진짜 재밌더라고요. 팬들이 댓글 이벤트도 해주셨는데 ‘조시윤채경 데뷔하자’라는 글을 시간 맞춰 계속 올려주셨는데 정말 감사했고 재밌었어요.” (조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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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승훈 기자

허영지는 윤채경과 조시윤이 ‘프로듀스 101’ 커트라인을 통과하면서 합격했을 때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세 사람은 지난 2014년 방송한 MBC 뮤직 ‘카라 프로젝트: 카라 더 비기닝’에서 카라 신입멤버가 되기 위해 베이비카라 멤버로 경쟁을 펼쳤던 사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저희를 경쟁상대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서로 잘되기만을 바라서 사이가 무척 좋았죠. ‘프로듀스 101’할 동안에도 영지 언니가 격려도 많이 해주고 장문의 응원글을 남겨주기도 했어요. 정말 많은 힘이 됐던 것 같아요.” (윤채경)

당시 허영지와 함께 순위발표식 중계를 맡았던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은 ‘프로듀스 101’ 연습생 중 마음에 드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윤채경과 MBK 연습생 정채연을 꼽은 바 있다. 이에 윤채경은 부끄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에 영지 언니가 촬영하러 왔을 때 제게 ‘박경 씨가 너 실물 보고 싶대’ 이렇게 말했는데 나중에 방송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엄마도 그 장면을 보다가 잘못된 거라고 하셨을 정도였어요. 되게 영광이었어요. 평소에도 블락비 선배님들 팬이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좋더라고요.” (윤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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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승훈 기자

‘프로듀스 101’ 촬영을 하면서 윤채경과 조시윤도 다른 연습생들과 마찬가지로 숙소 생활을 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연습 일정 때문에 숙소에서 잠만 자 별다른 에피소드가 없었다는 이들은 그래도 추억으로 남을 만한 일들 한 가지씩 털어놨다.

“연습생들이 다들 어리고 한창 식욕이 왕성할 때라 그런지 숙소에서 몰래 음식을 많이 먹어요. 어떤 친구는 도시락을 몰래 숨겨서 숙소로 가지고 들어와 먹기도 했죠. 특히 우리는 컵라면을 많이 먹었는데 뜨거운 물이 없어서 부셔 먹기도 했어요. 그때는 그것도 정말 맛있었어요.” (조시윤)

“애들이 새벽까지 연습하느라 힘들었을텐데도 잠을 안자더라고요. 게임하고 춤추는 건 괜찮은데 무서운 얘기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특히 (김)소혜, (김)도연, (유)연정이가 무서운 얘기를 자주 했어요. 제가 그런 얘기를 정말 못 들어서 밖에 나가서 하라고 했는데 오히려 제가 밖으로 쫓겨났어요. (웃음)” (윤채경)

윤채경과 조시윤은 ‘프로듀스 101’ 첫 번째 그룹 배틀 미션에서 ‘다시 만난 세계’ 1조로 같은 팀에 속했었다. 1조는 당시 인상적인 무대를 펼치며 호평 받았지만 당시 어벤져스급 멤버 구성이라고 불렸던 2조에게 득표수에서 밀려 패배하고 말았다.

“결과가 아쉬웠지만 2조의 팀 구성을 보고는 이기겠다는 생각을 아예 접었어요. 대신 후회하지 않게 잘하자고 파이팅 했죠. 저희 예상대로 지기는 했지만 방송 후에 반응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조시윤)

당시 윤채경은 1조의 센터 포지션을 맡았었다. 하지만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한 유연정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며, 윤채경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서운한 점은 없었을까.

“서운한 점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연정이가 없었다면 저희 팀이 묻혔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팀 동영상 조회 수가 처음으로 100만뷰까지 넘게 찍었을 정도니까요. 그날도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서 연정이에게 고맙다고 얘기했어요.” (윤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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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승훈 기자

이미 끝난 ‘프로듀스 101’이지만 시간을 되돌려 당시로 되돌아간다면 윤채경과 조시윤은 어떤 점들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을까?

“제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분량이 모자란 이유도 있지만 제가 나왔던 장면에서 저만의 캐릭터를 잘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윤채경)

“저도 새로운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그룹 미션으로 힙합 곡을 준비하다가 탈락했었는데 그때로 되돌아간다면 당시 함께 하지 못했던 힙합 무대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조시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