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②] ‘해어화’ 한효주, 배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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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현우 기자

영화 ‘해어화’는 오랜만에 한국 영화에서 여배우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다. 두 명의 여 주인공 소율(한효주 분)과 연희(천우희 분)가 재능과 사랑을 두고 질투와 욕망에 사로잡히는 내용을 담아낸 것.

“최근에는 성숙한 여자 느낌이 나는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어요. ‘정말 이게 나한테 들어왔단 말이야?’할 정도로요. 지금까지 맑고 밝은 얼굴을 많이 보여줬다면 앞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캐릭터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놓치기엔 아까운 시나리오였죠. 여배우 중심으로 흘러가니까 욕심이 안 날 수 없었어요.”

그동안 여성 중심 영화가 많이 없는 상황에서 한효주는 좋은 여성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여배우로서 한효주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해어화’가 사랑받으면 여배우의 시나리오가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여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개인적으로 응원하는데, 최근에 나온 작품으로 ‘차이나타운’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정말 많이 없어요. 시간은 너무 빨리 가고, 좋은 배우들도 정말 많은데 다들 예쁠 때 써야죠. 아깝잖아요.(웃음) 그런 여배우들이 꽃피울 수 있는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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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현우 기자

특히 앞서 한효주가 주연을 맡은 ‘뷰티 인사이드’는 지난해 유일하게 로맨스 영화로 200만을 넘기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로서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결과였기에 다음 결과도 기대가 되는 바다.

“영화가 사랑을 받으면 함께 일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라서 너무 좋아요. 찍다보면 스태프들이나 다른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드니까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힘들게 찍었으니까요.”

“‘뷰티 인사이드’를 선택했던 이유도 영화가 재밌을 것 같기도 했지만 한국에 다양성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죠.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영화가 많은데, 이런 영화도 있다고 도전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멜로영화기도 하지만 다양성 영화에 속한 영화였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이번 영화도 잘 됐으면 해요.”

한효주는 ‘해어화’에서 극을 이끌면서 부담감과 함께 얻은 점이 있다. 그는 단지 하나의 작품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배우가 되어 가고 있다.

“이번 영화는 저를 또 한 번 성장하게 했어요. 연기적으로 성장한 것도 있지만 촬영 현장에서 느끼는 점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예전에는 막내였지만 이젠 포지션이 달라졌죠. 동생들도 생겨났고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역할을 맡다 보니까 거기에 필요한 태도나 책임감들이 필요 했어요.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 무책임한 것 같아요. 때가 되면 싸울 수 있고, 때가 되면 이끌 수 있는 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