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임종룡 금융위원장 "기업 구조조정, 사즉생 각오로 임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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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산업·기업 구조조정협의체`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개별 기업에 대한 맞춤형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죽을 각오로 해야 산다는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정부와 채권단이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임 위원장은 26일 금융위에서 산업·기업 구조조정 협의체 3차 회의에 참석해 “기업 상황 및 해당 업종 특성, 관련 법규 등에 따라 3개 트랙으로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제1트랙은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임 위원장은 경기민감 업종으로 분류된 조선·해운업은 집중 관리 대상임을 강조했다.

정부 내 협의체가 구조조정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기초로 채권단은 개별기업 구조조정을 집중 추진하는 방식이다.

대우조선에는 계획보다 직원과 급여를 더 줄일 것을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요구했다. 대우, 현대, 삼성 등 대형 조선사들의 빅딜 가능성은 일축했다.

임 위원장은 “정부 주도의 합병, 사업 부문 간 통폐합 등 빅딜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한 방법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해운업은 양대 선사(현대상선·한진해운)의 자율 협약도 관건이다.

채권단이 이 두 기업에 대해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협약채권자 조건부 자율 협약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임 위원장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조정 협상에 성공하면 정상화를 지원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실패하면 채권단이 결정할 수 있는 건 사실상 법정관리임을 명심해 달라”고 단언했다.

제2트랙은 상시적 구조조정으로, 주요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과 개별기업에 대해서는 재무구조 취약 계열이나 부실징후 기업을 가려내 경영정상화 또는 신속한 정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39개 주채무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평가가 진행되고 있으며, 평가를 통해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한다.

철강, 석유화학 같은 공급과잉 업종은 제3트랙으로 분류했다.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을 활용한 자발적 인수합병(M&A)과 설비 감축을 유도한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노동개혁 4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상되는 실업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용안정, 근로자 재취업 지원 등을 위한 고용보험법, 파견법 등의 입법이 시급하다”면서 “여야 각 당에 법 개정을 적극 요청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기업구조조정은 우리 경제 환부를 제거해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면서 “구조조정의 성공 추진을 위해서는 주주, 근로자,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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