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브아걸) 멤버 제아가 오랜만에 솔로로 돌아왔다. 지난 2013년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저스트 제아(Just JeA)’ 이후 3년 만이다. 제아는 3년 전보다 더 짙어진 감성이 담긴 신곡 ‘나쁜 여자’를 들고 대중 앞에 섰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제아는 밝은 얼굴로 오랫동안 공들인 이번 신곡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지난 솔로 활동 이후에도 제가 곡 작업을 계속 하면서 지내느라 3년이 지난 줄도 몰랐어요. 이번 신곡은 노래를 듣자마자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제가 좋다고 느끼는 노래는 다른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곡은 회사 관계자들도 모두 좋다고 하셨어요. 제가 팬이라면 따라 부르고 싶은 노래인 것 같아요.”
제아의 신곡 ‘나쁜 여자’는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 멤버 정엽과 유니크노트가 작사ㆍ작곡한 노래로, 어쿠스틱 사운드가 돋보이는 발라드 곡이다. 특히 정엽이 지난 솔로 앨범 선공개곡 ‘안아보자’에 이어 피처링에 참여했다.
“정엽이 저한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이번 곡을 들려줬는데 정말 좋았어요. 저 정도 연배가 돼야 이 곡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노래가 겨울에 나왔다면 너무 처절할 것 같았는데 봄에 나와서 다행이에요. 마음이 스산해지는 봄밤과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제아의 이번 솔로 싱글 앨범에는 타이틀곡 ‘나쁜 여자’뿐만 아니라 제아가 직접 작곡한 ‘눈물섬’이라는 발라드 곡도 함께 담겨 있다. 감미로운 사운드와 제아의 아련한 음색이 잘 조화된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우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이야 굴뚝같죠. 그런데 이게 지난 솔로 앨범 당시 들려드리지 못했던 노래에요. 저는 이 곡을 트랙에 넣자고 밀어붙였는데 회사에서 너무 어렵다기에 앨범에 넣지 못했어요. 혹시나 해서 다시 들려드렸는데 같은 노래인 줄 모르는 건지 이번에는 좋다고 해서 드디어 들려드릴 수 있게 됐죠. ‘눈물섬’이 타이틀곡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쁜 여자’도 정말 좋은 곡이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없어요.”
본인이 작곡한 노래라 그런지 제아는 ‘눈물섬’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나쁜 여자’와 대비되는 이 곡이 한 앨범에 들어 있는 것에 대해 밸런스가 좋다며 만족해했다.
“‘눈물섬’은 ‘나쁜 여자’와는 달리 약간 여성을 대변하는 노래에요. 서로 대비되는 두 곡이 한 앨범에 있어 남녀 모두 공감할 수 있죠. 특히 ‘눈물섬’은 유럽 여행을 다녀온 후 작곡했는데 제가 쓴 곡이지만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이 노래만 들으면 프랑스 파리의 전경이 떠오르거든요. 미국 뮤지션이 이 노래를 불러주면 좋을 것 같아요.”
강렬한 퍼포먼스 이미지가 먼저 연상되는 다른 브아걸 멤버들과는 달리 제아의 이미지와 노래는 서정적이다. 전형적인 발라드 가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인은 장르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싱어송라이터라고 밝혔다.
“제 정규앨범을 위해 작업한 곡들이 여러 개 있어요. 발라드뿐만 아니라 힙합 장르의 곡도 있고 엄청 센 느낌의 곡도 있어요. 미료와 나르샤가 유닛 M&N으로 활동했을 당시 선보였던 힙합 곡도 제가 썼던 노래였죠. 전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곡을 쓰는 편이에요.”
3년 만에 발매한 솔로 신곡이지만 음악방송 무대에 선 제아의 모습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음악프로그램 여건 상 전곡을 온전히 부를 수 없어 제아는 방송 대신 공연을 선택했다.
“발라드로 음악방송 무대에 서게 되면 노래가 잘려서 제가 하고 싶은 표현을 할 수 없는 게 씁쓸했어요. 나중에 방송을 하게 된다면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곳에서 하고 싶어요.”
그는 또한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과 아쉬운 마음을 동시에 드러냈다.
“요즘에 노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서 좋기는 하지만 가수가 가수답게 노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정작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정말 보고 싶은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있는데 정작 그런 분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없거든요. 과거 MBC ‘수요예술무대’ 같은 공연 프로그램들이 다시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