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각 혁명`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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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사회인 축구 경기를 촬영한 영상이다. 일반 `동네축구` 영상과 좀 다르다. 삼각패스 모습과 팀 전체 포메이션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중에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이 영상 촬영에 드론이 활용됐다. 드론이 대중화되면서 사회인 축구에도 `항공 촬영`이 도입됐다.

드론 덕분에 전문가 영역이던 항공 촬영 분야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DJI 팬텀 시리즈는 100만~2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넉넉히 잡아 1시간 정도면 기본 기능은 모두 익힐 수 있다.

DJI 최신 제품 팬텀4는 피사체를 추적 촬영하는 `액티브 트랙킹` 기능을 터치 두세 번이면 작동시킬 수 있다. 영상 촬영 대행업체 사이에선 촬영용 드론 한 대씩은 보유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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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팬텀4

시각 혁명이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고 했다. 시각은 그만큼 강력한 감각이다. 시각 혁명은 사고와 소통체계 전반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다.

360도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대표로 들 수 있다. VR 영상이 확산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보여 주는 것`만 보려고 하지 않는다. VR 카메라로 토크쇼를 찍으면 어떻게 될까. 몇몇 시청자는 게스트가 말하는 동안 딴청을 피우는 MC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 돌발 상황을 감추려고 카메라를 돌리는 노력은 헛수고가 된다.

시각 혁명을 맛본 이들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대중은 `무엇이든 볼 수 있는` 달콤한 자유를 포기할 리 없다. 드론과 VR 같은 `시각 혁명 도구`의 보급이 확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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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MWC 삼성전자 언팩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VR 기기를 착용한 채 설명을 듣고 있다.

거대한 변화 흐름 속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VR는 우리 산업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 LG 모두 앞장서서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섣부른 규제로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드론은 하드웨어(HW) 경쟁력이 취약하다. 콘텐츠 생태계가 형성되는 속도를 제조업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급증하는 수요를 외산이 잠식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진흥책이든 산업계 차원의 대규모 투자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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