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래 친환경 R&D `수소차`에 무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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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래 친환경차 전략의 무게중심을 수소 연료전지자동차(FCEV)에 두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하면서 선구자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다 장기적으로는 수소차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백금 촉매를 비롯한 비싼 부품 가격과 인프라 구축 비용 문제를 제외하면 오히려 다른 친환경차보다도 부가적인 문제가 적다. 현대차는 수소차를 궁극의 친환경차로 보고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13일 현대자동차가 사업보고서에서 공개한 대표 연구개발 실적 75건 가운데 친환경차 관련 내용은 대부분이 연료전지차 관련 기술(7건)이다. 통상 연구소 선행 기술은 향후 5년 이상 미래를 내다보고 진행된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전략을 △연비 향상 기술 △하이브리드 △청정 모빌리티 등 3 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중 청정 자동차로는 전기차와 수소차가 꼽히지만 전기차를 하이브리드와 공동 플랫폼 전략을 쓰면서 순수 기술 개발에서는 수소차에 더 힘을 싣는 모양세다.

◇ 현대차, 수소차만큼은 기술에서도 앞선다

현대차는 대부분 자동차 분야에서 후발주자다. 하지만 수소차 만큼은 2014년 현대차가 세계 최초라는 이름표를 달았다. 후발주자인 토요타는 최근 현대차 투싼보다 저렴한 가격(5만7500달러)에 내놓았다. 혼다도 이달 초 첫 수소차 클래리티를 일본 경제무역산업부에 제공했다.

경쟁이 시작되면서 현대차는 두 번째 모델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투싼과 같은 SUV 모델로 수소차를 이르면 2017년 말에 내놓을 예정이다. 1회 충전 거리 목표는 800㎞다. 가격도 현재 8000만원대보다도 저렴하게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거리는 토요타 미라이가 480㎞, 혼다 클래리티가 700㎞에 이른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수소차 분야에서는 선구자인데다 미래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에 특허 등으로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년 이내 가까운 미래에는 전기차 라인업 보강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4년 친환경차 7종을 2020년까지 22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으나 올 초 2020년 목표를 누적 26종으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3트랙 전략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충전시간이나 인프라 등 여러 면에서 수소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라고 할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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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투싼 수소 연료전지차

◇왜 수소차인가

수소차는 가장 친환경적인 자동차로 손꼽힌다. 충전 시간이 짧아 이용자 편리성도 뛰어나다. 한번 충전을 하면 400㎞ 이상 달리는데다 충전 시간은 3분에 불과하다. 효율성도 높다. 내연기관 효율은 30~40% 수준인데 비해 수소차는 60% 이상이다. 소음도 없고 배출하는 것은 오직 물 뿐이다. 파워를 늘리기 위해서는 스택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소형부터 대형까지 라인업을 갖추는 데도 유리하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안전성에서도 수소차가 우위다. 수소 농도상 폭발위험이 거의 없는데다 연료가 유출되어도 가솔린 차량보다 안전하다.

문제는 충전소 구축에 30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등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부에서는 수소충전소 보조금 15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했으나 보조금을 감안해도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가 목표하는 충전소는 2020년까지 고작 80기다. 주유소·CNG 충전소와 수소충전소를 함께 건설하는 `융합형 충전소`와 각종 충전소 부품을 모듈화된 형태로 압축한 `모듈형 충전소` 건설 실증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차 가격이 전기차보다 월등히 비싼 것도 극복 과제다. 연료전지 촉매인 백금이 희귀하고 비싸다. 수소차 연료전지에는 50~70g의 백금이 촉매로 필요한데 전기차 부품과 비교해 절대 가격이 높다. 산업용 수소를 공급하는 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도 있다.

임두빈 삼정KPM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소차의 경우 연료전지에 관해 완성차 업계에서 직접 R&D를 수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R&D 비용이 소요되고 연료전지 촉매인 백금 대체물질이 해결되지 않아 아직까지 가격 열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 아직은 전기차에 무게..2030년 이후엔 빠르게 확산될 것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2030년까지 수소차가 신차의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와 토요타 이후 수소차 연구개발에 뛰어든 업체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제휴를 통해 공동 R&D를 추진한다는 점이다. 혼다는 GM과 FCEV 공동 개발 제휴를 맺었으며 플랫폼 공동 개발에서 더 나아가 FCEV 부품 조달 및 PHEV 개발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완성차 업체들이 특허를 공유하고 충전소를 함께 개발하는 등 협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닛산도 미국 포드, 독일 다임러 그룹과 함께 수소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R&D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공동 개발이 결국은 수소차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시장의 흐름을 선도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핵심 열쇠는 산업 간 역학관계를 명확히 인지해 가치사슬 간 동맹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데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와 수소차 비교>

전기차와 수소차 비교

<2015년 현대자동차 연료전지관련 연구개발 실적>

2015년 현대자동차 연료전지관련 연구개발 실적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