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모든 상품 `최저가`로…기존 오픈마켓 `불공정 가능성`

쿠팡이 오픈마켓 서비스 `마켓플레이스` 모든 상품에 최저가 판매 정책을 도입한다. 모든 판매자에게 쿠팡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팔 수 없도록 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쿠팡 공세에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는 가격을 임의로 강제한 것으로 위법성 여부를 검토해 문제제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과 기존 오픈마켓 사이에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20일부터 마켓플레이스 판매자 이용약관 일부 조항을 변경, 시행한다. 판매자가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을 다른 판매 채널보다 비싸지 않은 조건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해당 조항은 `판매자는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이용해 판매하는 상품 판매가격 및 모든 거래조건을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판매, 점포 판매 등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Photo Image

쿠팡은 `거래조건`에 배송, 설치, 보증, 할인, 무료 제공 상품, 취소, 반품 등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거래를 포함한다.

쿠팡 관계자는 “(마켓플레이스) 판매자가 이윤을 과도하게 책정, 고객의 합리적 소비를 저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약관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Photo Image

오픈마켓은 그동안 유통업계 최저가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 있었다. 제품을 직접 매입한 후 가격을 책정하는 대형마트, 소셜커머스와 달리 입점 판매자 개개인이 상품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3사는 G9, 쇼킹딜, 올킬 등 별도 사이트나 판매 코너에서만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최저가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오픈마켓 플랫폼에서는 입점 판매자 상품 가격을 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Photo Image

통상 온라인 쇼핑 판매자는 이윤을 최대로 늘리기 위해 복수 쇼핑몰에 입점한다. 쿠팡이 개정한 이용약관에 따르면 여러 채널에 상품을 공급하는 판매자는 마켓플레이스에서만 최저가를 유지하거나 모든 쇼핑몰에서 가격을 통일해야 한다. 사실상 쿠팡이 모든 오픈마켓을 상대로 최저가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쿠팡 관계자는 “(개정 이용약관은) 판매 단계부터 가격 경쟁을 촉진하고, 고품질 상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해 고객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최소한 우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쿠팡이 가장 가격이 싸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오픈마켓 고위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판매자가 자유롭게 상품 가격을 결정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면서 “쿠팡 행보는 기존 시장 질서를 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판매자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