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1분기 내수 점유율이 7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 초 기아자동차 `K7`, 르노삼성자동차 `SM6`,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 등 경쟁력 높은 신차 출시가 이어진 덕분이다. 반면 수입차는 법인차 판매량이 줄면서 판매실적과 점유율이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완성차 시장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35만9164대를 기록했다. 국산차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8.3% 성장한 30만3165대로 3년 연속 증가세다. 반면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5만5999대를 기록했다. 1분기 수입차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국산차는 1분기 판매량 증가 덕분에 내수 점유율도 7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1분기 국산차 내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증가한 84.4%를 기록했다. 국산차 1분기 내수 점유율은 2009년 94.6%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감소했다. 2013년 1분기에는 88.2%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9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에는 수입차가 32.7% 성장했지만 국산차 내수 판매가 2% 증가에 그치면서 국산차 점유율이 사상 최저치인 82.6%를 기록했다.
올 1분기 국산차 내수 점유율 상승은 다양한 신차 덕분이다. 기아차는 올해 초 준대형 세단 `올뉴 K7`을 출시해 1만55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가량 성장한 것. 쌍용차는 지난달 트렁크 공간을 확장한 소형 SUV `티볼리 에어`를 출시했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는 지난 1분기에 1만1393대를 판매하며 쌍용차 성장을 견인했다. 르노삼성차는 중형세단 `SM6`를 출시한 첫 달에 6751대를 판매했다.
반면 올 1분기 수입차 시장은 △BMW 화재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업무용 차량 규제 강화 등 악재가 겹쳤다. 그 결과 수입차 내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가량 줄어든 15.6%를 기록했다. 7년 만에 1분기 내수 점유율이 하락한 것이다. 특히 판매 비중이 높은 법인차 판매 감소는 수입차 시장 축소를 가져왔다.
지난 1분기 수입차 법인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1만9564대를 기록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포인트 줄었다. 개인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6.1%가량 증가한 3만6435대로 전체 65.1%를 차지했다.
법인 수입차 등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올해 초부터 시행된 `업무용 차량 경비 처리 관련 세법` 때문이다. 개정 세법에 따르면 올해부터 업무용 승용차 경비를 해마다 1000만원까지만 비과세 비용으로 인정해 주고 감가상각비는 연간 800만원까지만 경비 처리가 가능하다. 유류비, 통행료, 보험료, 자동차세 등 다른 비용은 200만원까지만 경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운행기록을 작성하는 부분은 1000만원을 초과해도 비용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업무용 차량 경비 처리 규제가 강화되는 이번 달부터는 법인차 판매량이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달부터 법인차량은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경우에만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법인(개인사업자 제외)은 업무용 차 관련 비용을 한 푼도 경비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임직원 전용보험에 가입했다가 중도해지 하는 경우도 당해 사업연도에 자동차 관련 비용 전액을 인정받지 못한다. 운행기록도 이달 1일부터 작성한 내용을 기준으로 1월부터 3월까지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은 최근 6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이제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리스 등 법인차 중심으로 시장 규모를 늘려왔기 때문에 정부 법인차 규제가 강화되면서 무분별한 시장 확대는 어려울 것이고 국산차 품질이나 서비스도 많이 개선돼 경쟁이 점차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코리아 에디션 (제공=벤틀리코리아)>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