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방송 뷰] ‘슈퍼스타K’부터 ‘K팝스타’까지, 되돌아보는 오디션 프로그램 ‘7년의 잔혹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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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net '슈퍼스타K7'(위), SBS 'K팝스타5'(왼), Mnet '보이스 코리아'(오) 포스터

현재 SBS ‘K팝스타5’가 최종 결승만을 남겨놓고,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Mnet ‘슈퍼스타K’가 올해 8월 ‘슈퍼스타K 2016’이라는 타이틀 하에 방송을 앞두고 있다. 시즌제로 진행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이들 프로그램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현저히 낮다. 일각에서는 이들 프로그램의 무용론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수나 연예인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는 아직도 꿈의 무대다.

지난 2009년 방송한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는 대한민국에 리얼리티 오디션 열풍을 가져왔다. 하지만 우후죽순 쏟아지는 오디션 프로그램 덕에 대중들의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편성표를 가득 채웠던 방송사들도 한둘을 제외하고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손을 뗀 지 오래다.

그나마 주목받았던 ‘슈퍼스타K’와 SBS ‘K팝스타’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대중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 TOP 10, 생방송 경연 등이 펼쳐지고 있으나 화제의 인물이라 부르기 민망할 만큼 대중의 인지도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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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net '슈퍼스타K7'

# ‘슈퍼스타K’, 대한민국에 불어온 오디션 열풍..그 명과 암

‘슈퍼스타K’가 낳은 대표적인 가수로는 서인국, 허각, 존박, 울랄라세션, 버스커 버스커, 로이킴, 김예림 등이 있다. 이들의 무대는 물론이거니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사연들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기도 했다. ‘퍼포먼스’와 ‘드라마’는 ‘슈퍼스타K’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무기로 작용했다. 케이블 프로그램 사상 10%가 넘는 시청률은 ‘슈퍼스타K’가 처음이었다.

이에 타 방송사들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놓기 시작했다.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 Mnet ’보이스 코리아‘ 등 유사 프로그램들이 채널을 점령했다. 이들은 무대를 통해 참가자들의 성장과 실력을 보여주기보다는 드라마에 치중하느라 프로그램의 본질을 잃어버린 듯 했다. 때문이었을까. 비슷한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친 대중들의 관심은 점차 멀어지기 시작했다. 덩달아 ‘슈퍼스타K’를 향한 관심도 식어버렸다.

일례로 ‘슈퍼스타K’ 시즌5의 박재정, 시즌6의 곽진언, 시즌7의 케빈 오는 이전의 ‘슈퍼스타K’ 우승자들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또한 이전 시즌의 우승자를 비롯해 데뷔했던 가수들 또한 채널이 다르다는 이유로 타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 타 방송사의 유사 프로그램들도 이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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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K팝스타5'

# ‘가요 대형 기획사’의 타이틀로 승부한 ‘K팝스타’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SBS는 SM, YG, JYP 등 일명 ‘가요 3대 기획사’의 타이틀을 내 건 ‘K팝스타’를 선보였다. 가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대형 기획사들의 공개 오디션에 가수 지망생들은 물론이며 전 국민은 또 다시 열광했다.

각 시즌 참가자들의 이야기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했으며, 양현석, 박진영, 보아 등 심사위원들의 어록은 대중에게 회자되기 일쑤였다. 시즌 우승, 준우승자의 행보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YG 식구가 된 이하이와 악동뮤지션 외에 나머지 참가자들은 오디션 참가 당시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 프로그램 초반 한 축을 담당했던 SM이 시즌2 이후로 손을 뗐던 것은 이 때문이었을까. 시즌3부터 안테나뮤직이 유희열을 앞세워 대중과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얻은 것이 있다면 소속사의 높아진 위상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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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net '보이스코리아'(왼), MBC '위대한탄생2'(오), Mnet '슈퍼스타K6'(아래)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점으로는 더 많은 이들에게 가수 데뷔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참가의 장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소속사 입장에서도 대중들에게 쌓아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오디션에서 발탁한 가수들을 좀 더 빠르게 가요계에 안착시킬 수 있다는 이점을 갖는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던 참가자들의 실력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하며, 치열한 경쟁 끝에 정상에 선 참가자의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참가자들이 우승을 향해 노력하는 그 과정에만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의 편집 방향에 흥미를 잃었다는 반응들이다. 또 심사위원들의 취향에 맞는 칭찬과 비판을 겸한 선발 과정은 전문성은 취했으나, 대중성을 얻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각 프로그램들 또한 이러한 점을 알고 대중성을 위해 생방송 무대에 실시간 문자, 현장 투표 제도를 도입했으나, 심사위원들의 여론몰이가 거세게 작용하는 것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7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에 이러한 현상들은 반복돼 왔다. 이처럼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이라는 영광 뒤에는 많은 이들의 눈물이 담겨있기도 하다.

현 시간에도 많은 이들이 눅눅한 지하 연습실에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길거리에서, 혹은 소속사의 울타리 안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하나다. 음악과 무대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싶은 것이다. 이들의 순수와 열정이 상업적 목적을 가진 이들에게 의해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이들의 각성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