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R&D 리더]<1>박경찬 분당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대형 병원 역할이 진료에서 연구로 확대된다. 기초·임상연구로 특허를 획득, 사업화에 나선다. 병원·기업·연구기관이 협력해 의료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 전자신문은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병원 연구원장 인터뷰를 연속 게재한다.

“양질의 유전체 정보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해 미래 맞춤의학을 실현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를 총괄하는 박경찬 의생명연구원장 말이다. 2003년 개원과 함께 교육연구실로 설립된 의생명연구원은 임상시험센터, 연구실험센터, 전임상실험센터, 임상연구윤리센터, 의학연구협력센터를 갖췄다. 의료정보기술(IT)역량을 더해 차별화 된 연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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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분야가 유전체 분석 연구다. 효과적 유전체 분석을 위해 양질의 유전체 정보를 수집한다. 박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 직원 900명 대상으로 유전자 정보 샘플을 수집했다”며 “최대 5만개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양질의 유전체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은 복잡하다. 단계마다 적용되는 기준이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유전체 정보 수집을 위한 샘플이 훼손된다.

박 원장은 “5만개 샘플은 아직 작지만 양질의 유전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며 “5~10년 이상 장기간 코호트 조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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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분석에 분당서울대병원 강점인 의료IT를 접목한다. 차세대 프로젝트로 구축한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를 활용한다. 방대한 유전체 정보를 수집, 보관한다. 쌓여진 유전체 정보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다. 분석된 결과는 짧은 기간 내 강력한 의료 기술을 이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연구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대규모 임상연구 시설을 갖춘 헬스케어 테크놀로지 산업단지인 `헬스케어혁신파크`를 만들었다. 3000억원을 들여 옛 한국토지주택공사 건물을 매입, 리모델링했다. 의료·바이오 연구원과 기업 상당수가 입주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중심으로 서울대 의대·공대, 바이오·의료기기·의료IT 등 기업이 모여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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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연구는 시작됐다. 마크로젠과 유전체 분석 연구가 대표적이다. 박 원장은 “폐암과 대장암 전향적 연구와 고위험 산모·신생아 대상 연구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탈세포화 및 재세포화 방법 등 조직공학기술을 이용한 혈관·피부·신장·간 등 인체장기 재생 연구도 한다. 국내·외 기업, 연구소와 협력한다. 방사선연구소와 진료시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는 연구를 한다.

연구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업화에 적극 나선다. 기술 특허를 확보하고 투자를 유치한다. 의료바이오 기업 인수합병(M&A)도 유도한다. 경영대 교수에게 자문을 받는다. 박 원장은 “특허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도출한다”며 “의료바이오 스타트업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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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혁신파크 전경.

분당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은 향후 임상·기초연구를 기반으로 의료바이오 클러스터 역할을 한다. 병원 연구를 넘어 관련 기업과 연구소가 함께하는 하나의 산업단지다. 박 원장은 “궁극적으로 병원 의생명연구원 조직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기업과 융합돼 헬스케어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병원 내 의료진도 연구 기반 사업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