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모아여성병원 이홍중 원장
최근 산부인과와 내과, 소아과 등에서 가장 주목받는 비타민 중에 하나가 비타민D인 것 같다. 비타민D는 기본적으로 칼슘과 인을 조절해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으로 잘 알려진 지용성 비타민이다. 음식으로 섭취되고, 햇빛에 의해 우리 피부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어떤 역할들을 하기에 현대 의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역사적으로는 그리스 로마시대 2세기부터 비타민D가 모자라 아이들의 뼈가 휘어지는 구루병을 인식했었고, 1645년에 정식으로 보고된 바 있다. 20세기 들어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도시에 모이고 대기오염에 의해 햇빛이 부족해지자 영아에게 구루병 발생이 증가했다고 한다.
구루병이란 특히, 생후 4개월에서 2년 사이에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해 머리뼈, 가슴과 팔다리의 뼈가 휘는 질병이다. 성장이 빠른 시기에 많이 나타나며 저체중 출생아가 클 때, 사춘기 등에도 많이 나타난다. 어른에게 나타났을 때는 뼈무름증 또는 골연화증이라 불리며 피부가 검은 아이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
기본적으로 비타민D는 햇빛에 의해 피부에서 생성되는 동물성 비타민인 D3와 채소에서 얻어지는 D2로 구분된다. D3는 간에서 calcitriol로 전환돼 저장됐다가 분비돼 신장에서 다시 calcitriol로 바뀐다. 이 calcitriol이 가장 활동형의 비타민D라고 한다.
식물성인 D2도 D3와 같이 두 번의 전환을 거쳐 활동형이 된다. D3와 약간 구조적인 차이는 있지만 생리적인 기능은 같다고 한다.
그런데 비타민D는 다른 영양소와는 다르게 직접 이용되고 소모되는 것이 아니고 비타민D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비타민D 수용체를 통해서 주로 작용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호르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비타민D 수용체는 우리 몸의 곳곳에 있는데, 갑상선, 부갑상선, 피부, 폐, 췌장, 신장, 뼈, 장, 혈관벽, 태반 등 대부분의 장기에 있기 때문에 비타민D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무려 913개의 유전자를 작동시키는데 관여한다고 합니다.
비타민D는 앞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꼭 음식으로 섭취하지 않더라도 피부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꼭 따로 복용할 필요는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북위 35도인 부산보다 북쪽의 지역에서는 겨울철 햇빛이 약해 햇빛으로 비타민D를 충분히 얻을 수는 없다고 한다. 더구나 현대인들은 실내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직업이 많고, 피부암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직접 햇빛 쬐기를 두려워한다.
또, 오존층이나 스모그 등에 의해 자외선이 줄어들어 비타민D의 생성이 아주 낮다. 비타민D 수치는 우리 몸 속의 중간 활성형을 측정해 정한다. 정상 수치는 30~100ng/mL인데 실제 검사해보면 정상인 경우가 거의 없다. 겨울철에는 10ng/mL 전후로 나오고, 여름철에는 20ng/mL 전후로 나오는데, 여름철에도 10ng/mL 나오는 이들이 많다.
권장 수치는 40~50ng/mL 이다. 150ng/mL 이상이면 과잉증인데 이 때는 비타민D 복용을 중지하면 된다.
한여름에 반팔, 반바지를 입고 20분 정도 직사광선을 쬐면 2만 IU(비타민량 효과 측정용 국제 단위) 정도의 비타민D가 생성된다고 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직사광선을 쬐면 충분한 비타민D가 생성되겠지만 현대인의 생활패턴에서 이마저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비타민D 결핍 시 어떤 일들이 발생할 수 있을까. 두뇌 쪽으로는 알츠하이머, 우울증, 인식장애, 정신분열증까지도 영향을 받는다. 감염학적으로 상기도 감염, 결핵, 독감도 증가한다. 천식같은 폐질환도 악화될 수 있고 고혈압, 심장 질환도 영향을 받는다. 뼈와 근육이 약해져 골절이 증가하거나 근육통도 심해질 수도 있다. 이외에 류마티스 관절염, 윤종신씨가 고생하셨다는 크론병, 유방암, 대장암 등의 발생도 증가한다.
임신과 관련된 비타민D는 아직 연구가 모자라지만, 여러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비타민D가 모자라면 남녀 모두에서 임신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신 후에는 비타민D가 모자라는 경우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가 더 잘 생기고 근력이 약해져 제왕절개 가능성까지 증가한다. 조산과 관련된 연구들도 논의되고 있고, 산후우울증과도 관련이 많다.
신생아에서 살펴보면 미국 소아학회는 신생아에서 비타민D의 보충을 권장한다. 이는 모유에는 함유량이 22 IU/mL로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돌 전에 직사광선은 아기의 피부암 유발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생후 1년 이내에 야외에서의 직사광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D 제품에는 여러 방법으로 용량이 표시돼 있는데 흔히 ug과 IU를 쓴다. 1ug은 40IU이다. 고로 1000IU는 25ug(mcg)이다.
14세 이후로는 하루 최소 600IU에서 4000IU까지 복용이 가능하다. 개인차가 있지만 비타민D를 복용할 때 혈중 농도는 천천히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매일 1000IU의 비타민D를 2~3개월 복용하면 혈중 비타민D는 10ng/mL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한다.
2000IU라면 20ng/mL 정도 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비타민D는 공복에 복용하면 50% 정도만 흡수되기 때문에 식사 중이나 식사 직후에 복용하는 것이 더 좋다다. 그래서 하루 세끼 중 식사량이 가장 많을 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단히 비타민D의 여러 역할에 대해 언급했는데, 개인적으로 몇 년 전까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던 부분이 영양에 대한 부분이다.
비타민D 역할을 공부하면 면역력 증가, 임신, 청소년, 폐경기, 다이어트, 항암효과처럼 거의 만병통치약인가 싶을 정도로 여러 작용을 한다. 본인도 ‘낮은 수치로 최근까지 평생을 살았는데 모르는 게 약이었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최근 중요한 이슈가 될 만큼 근거가 확실하고, 나비효과처럼 이런 세세한 것들이 전반적인 컨디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위약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씩 비타민D도 보충하고 비타민C도 생각나면 보충하고서는 감기에 훨씬 덜 걸리는 것 같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생각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