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리퍼블리카 송금서비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금융당국부터 금융사, 중기청까지 안 가본곳이 없을 정도로 밤낮없이 뛰어다녔습니다. 그때 느낀 것은 막막함이었습니다. 국내 핀테크기업이 사업을 시작할 때 막막함을 없애고 좀더 좋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다음 달 25일 한국핀테크협회가 정식 출범한다. 초대 협회장으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취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초대 협회장이라는 명함보다는 국내 핀테크가 미래 산업으로 인정받고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교량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초대 회장은 무엇보다 산업 간 충돌이나 이해관계가 없어야 한다”며 “운좋게 회장직을 맡게 됐지만, 비바리퍼블리카가 성장해온 경험과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금융사, 스타트업, 금융당국 간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핀테크협회장 제의가 왔을 때 엄청난 고민을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협회 문을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유통, 금융, 서비스기업 등 콜라보레이션할 수 있는 이종사업자에게도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내달 출범하는 핀테크협회의 가장 큰 목표는 산업 간 융합이 잘되는 생태계 조성이다. 아직도 풀어야할 규제가 산적해 있다.
이 대표는 “규제와 관련된 정책 아젠다도 좀더 협회에서 잘 풀어낼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간 이음새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협회 조직도 산업적 요구를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업권별 분과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회 산하로 총 5개 분과가 운영된다. 송금결제와 자산관리, 금융서비스, P2P, 로보어드바이저 분과를 설립한다.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회장 밑에 9명의 부회장을 선임하고 12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결성한다.
이 대표는 “경영진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결제사업자, 전통 IT기업을 포함해 좀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할 것”이라며 “금융권과 콜라보레이션할 수 있는 별도 명예회장 형태로 경험 많은 분을 모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핀테크협회 가입 절차를 마친 곳은 77개사로 조만간 100여곳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한다.
국내 핀테크 사업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사업 초기부터 단추를 잘 꿰야한다”며 “어느정도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과 협력체계 구축은 물론이고 핀테크기업 간 콜라보, 해외 진출에 필요한 다양한 요구를 수렴해 여러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핀테크포럼에 대한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이 대표는 “한국핀테크협회는 누구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만큼 기존 핀테크포럼과도 충분히 협업이 가능하다”며 “다만 상식적으로 원칙을 깨면서 통합을 강제하는 것은 시장논리에도 안맞고 포럼 회원사분들에게도 실례되는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