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랩온어칩 핵심인 미세유체 제어기술 개발

`손톱 위의 작은 연구소`로 불리는 랩온어칩(Lab-on-a-chip)이 로봇공학을 만나 더욱 스마트해졌다.

정완균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와 허영진 박사과정, 강준수 석사과정 연구팀은 로봇공학을 이용해 전문가가 아니라도 쉽게 미세유체를 조절할 수 있는 정밀 유량 제어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으로 암진단, 세포반응 분석 등에 쓰이는 초소형 바이오칩 개발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Photo Image
정완균 포스텍 교슈

랩온어칩은 손톱만한 크기의 칩 위에 놓인 작은 실험실이란 의미다. 피 한 방울과 같은 극소량 샘플로 빠르고 쉽게 질병 여부를 판별하는 등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각종 복잡한 실험이 가능한 최첨단 초정밀 실험기기다.

랩온어칩에는 극히 적은 양의 유체시료를 여러 채널로 나눠 보내거나 섞고, 그 흐름을 멈추는 등 원하는대로 제어하는 미세 유체 제어기술이 핵심이다.

소형 칩에 사용되는 미세유체 제어 기술에는 지금까지 주로 `비례-적분-미분 (PID:Proportional-Integral-Derivative) 제어기`가 사용돼 왔다.

시스템 상의 원하는 값을 일정하게 얻기 위해 제어기가 오차 값을 계산, 보완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아주 작은 시스템에서는 사소한 요인으로도 오차가 자주 발생한다.

Photo Image
정완균 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로봇공학을 이용, 쉽게 미세유체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강준수 석사과정, 정완균 교수, 허영진 박사과정.

사용자가 제어기를 사용해 많은 오차를 정밀하게 조절해야 하고 그 과정이 까다롭다. 여러 채널 흐름을 동시에 제어하는 등 더욱 고도화 된 기능을 요하는 시스템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정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제어공학의 관점으로 새롭게 접근해 해결책을 제시했다.

미세유체가 전류처럼 흐른다는 점에 착안, 오차 값 보완 및 유체의 흐름을 자동으로 제어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일종의 인공지능을 탑재한 셈이다. 그러자 사용자가 굳이 어려운 제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며, 자동화를 통해 오히려 안정성과 정밀도가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다수의 채널에 대해서도 동시에 독립적인 제어가 가능해 향후 랩온어칩 장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Photo Image
포스텍 전경

이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의 생명과학 연구실에서 수행하던 세포배양 및 세포반응 분석 등도 초소형 세포칩 내에서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리적 및 화학적 자극에 따른 세포의 반응도 더욱 세분화 된 수준에서 분석 가능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완균 교수는 “제어공학 관점에서 미세유체역학과 이를 이용한 바이오 연구에 기여하고자 이 연구를 시작 했다”며 “다양한 분야의 기반 기술이 총집합한 융합기술의 플랫폼인 랩온어칩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지에 최근 게재됐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지원 사업(ER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