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스마트카 시대, 내비게이션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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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맵퍼스 대표이사

내비게이션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카카오가 `김기사`를 인수했고, 이어진 `카카오택시` 성공으로 내비게이션은 교통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네이버까지 지도 사용성 확대를 위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통신사도 내비게이션에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T맵`을 비롯한 통신사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은 자사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서비스의 하나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사용자 확보를 위한 O2O서비스 핵심 플랫폼으로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T맵은 SK텔레콤으로 이관돼 생활가치 플랫폼 중심이 될 예정이고, LG유플러스와 KT는 내비게이션 전문 업체와 손을 잡고 자사의 내비게이션 앱을 전면 개편했다.

포털, 통신사가 내비게이션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내비게이션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동시에 전자지도를 활용한 대표 서비스로서 다른 위치 기반 서비스와 다양하게 연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근 자동차가 하나의 정보기술(IT) 기기로 작동하는 스마트카 시대를 앞두고 전자지도와 차량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의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연결돼 다양한 편의와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 판단해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바로 고정밀 지도와 차량의 위치 정보다. 이는 스마트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완성차 업계와 구글, 애플 등 IT 업체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글과 애플은 자사 지도 서비스를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 차량용 운용체계(OS) 상용화를 통해 자율주행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소비자에게 익숙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차량에 탑재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는 이미 시험 운행되고 있다.

독일 BMW, 아우디, 다임러도 이에 맞서 지도 서비스 `히어(HERE)`를 공동 인수해 전자지도 데이터 확보에 나섰다. 자율주행차 핵심 가운데 하나는 바로 고정밀 지도다. 히어는 이를 고해상도 지도(HD Map) 제작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자지도와 위치 정보, 실시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내비게이션 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전자지도와 온라인으로 연결된 실시간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정확한 목적지로 길을 안내하는 1세대,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빠른 길을 안내하는 2세대를 지나 3세대 내비게이션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통신과 연결된 내비게이션은 주행자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에서 분석해 실시간 교통 상황을 반영한 빠른 길을 안내하고, SD카드를 통한 번거로운 업데이트 없이 실시간으로 지도를 다운받아 항상 최신의 지도로 길을 안내한다.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보 서비스와 안전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서비스로서 내비게이션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자사는 평소에는 로컬 기반으로 작동하고, 핸드폰 테더링을 통해 온라인에 연결되면 지도 업데이트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길 안내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내비게이션을 상용화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에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의 장점인 실시간성을 더한 것이다. 내비게이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보 서비스는 물론 긴급구난전화(e콜) 등 안전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자체 통신 모뎀이 장착된 내비게이션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스마트폰에 머물러 있던 통신사 내비게이션도 실시간성을 강점으로 하여 차량으로 들어오고 있다. T맵은 르노 삼성 SM6에 차량용 T맵을 제공한다.

스마트카 시대 내비게이션은 하나의 서비스로 진화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내비게이션의 경쟁력은 고정밀 전자지도와 실시간 정보를 클라우드에서 해석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경쟁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내비게이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스마트카 시장에서 안전하고 정확한 길 안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지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명준 맵퍼스 대표이사 mjkim@mapp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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