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비대면계좌, 공급자 마인드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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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에 비대면계좌 개설을 허용한지 보름이 지났다. 증권사는 지난달 22일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름이 지난 현재 눈에 띄는 성과는 만족스럽다. 업계에 따르면 시행 2주 동안 1만6500건가량 비대면계좌가 개설됐다. 첫 주 7200건가량에서 둘째주 9300여건으로 계좌 수도 늘었다.

문제는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키움증권 몫이라는 것이다. 지점 없이 영업하는 키움증권 특성상 고객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점에 가는 불편을 모바일로 대신한다는 정책 취지를 생각하면 나머지 증권사 분발이 아쉽다.

시행 초기의 온라인 상품권 지급 등 각종 이벤트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지속성 여부는 의문이다. 은행에 비해 증권사를 이용하는 고객이 젊은 편이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같은 첨단 거래시스템 활용에 익숙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객 유입은 더 빨라야 한다.

당장 다음주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서비스도 시작된다. 시작 전부터 금융권 간 경쟁이 치열하다. 심지어 한 지붕 계열사끼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다툼이 치열하다. ISA도 운용사에 맡기는 일임형에 한해 온라인 계좌개설을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는 “그래도 점포를 찾는 것이 낫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실제 5분 안팎의 시간을 들이면 간단하게 진행되는 비대면계좌 개설이지만 생소함 때문인지 발품을 파는 수고로움을 선택한다.

비대면계좌 개설은 점포가 많아 실효성이 적은 은행과 달리 증권사 특성에 적합하다. 결국 제도나 홍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되짚어 볼 대목이다. 대면이라는 공급자 마인드 용어부터 버리고 ‘휴대폰 영상통화로 주식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식의 고객 친화형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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