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가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가이드라인을 시행한 3년 동안 업계에서 아이마켓코리아(IMK)만 매출이 고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MRO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모두 매출 정체를 겪어 정책 효과에 물음표가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마켓코리아 연간 매출액은 2011년 1조6823억원에서 2014년 2조7338억원으로 62%나 급성장했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27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574억원보다 10% 이상 성장했다. IMK 매출은 대부분 MRO 사업 매출이고 이 중 삼성그룹 비중이 높다. 하지만 비 삼성 매출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IMK가 성장한 것은 지난 201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후 MRO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지 않은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같은 기간 IMK를 제외한 업계 대부분은 성장 정체를 겪었다. MRO 업계 1위 업체인 서브원 매출은 2011년 2조6048억원에서 2014년 2조6442억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엔투비(포스코) 매출도 5707억원에서 6525억원으로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다.
MRO 가이드라인 시행 후 15개 중소기업 MRO 매출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11개사 매출이 감소 또는 정체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MRO 시장 상생발전을 위해 도입한 MRO 가이드라인이 실제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동반위가 기존 MRO 가이드라인 기한이 만료되자 별다른 개선 없이 ‘MRO 상행협약’으로 이름만 바꾼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데 있다.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지 않던 IMK와 KeP 등 중견기업 참여 여부도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서브원 등 일부 대기업은 MRO 상생협약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MRO들은 서브원을 포함한 대기업이 상생협약에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동반위는 오는 4월까지 상생협약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IMK 관계자는 “상생협약 취지대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MRO 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약을 먼저 체결한 뒤 참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상생협약 취지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마켓코리아 매출 추이(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아이마켓코리아·서브원 매출 비교(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