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금융업무에 특화된 증권사가 꽃피는 4월이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을 의결하고 절차를 마련, 3월 말께 5개사 안팎을 선정한다. 중기 특화 증권사에 선정되면 돌아가는 혜택도 많다.
중소기업 인수합병(M&A) 펀드 운용사 선정 때 기준을 낮추고, IBK기업은행은 펀드 결성 시 자금 출자를 지원한다.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은 시장안정유동화(P-CBO) 발행 주관사 선정 때 가점을 주고, 증권금융에서는 대출금리를 낮추는 혜택을 준다. 여러 혜택을 주다 보니 증권사 간 경쟁도 선정 작업 이전부터 무르익고 있다. 54개가 넘는 증권사가 경쟁하던 곳에서 5개사가 경쟁하는 특화된 시장 영역이 열렸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열악한 중소기업 자금시장을 고려할 때 많은 증권사가 자금 중개 역할에 나서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금융위 의결 내용을 보면 혜택이 증권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나서서 중기 특화 증권사를 선정하는 데에는 그동안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에서 대기업과 달리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대비 신용도가 낮고 네트워크나 자본이 열악해 사채업자에 돈을 빌려 기업을 운영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를 해소하겠다는 것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다.
중기 특화 증권사 선정 작업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각 산업이나 규모에 맞는 맞춤식 금융 처방을 만들 수 있는 곳을 선정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자동차, 철강, 바이오, 인터넷 스타트업, 게임·콘텐츠 기업, 정보기술(IT) 제조업 및 서비스업 등 분야가 다양하다. 규모도 천차만별이다. 규모별·산업별 중소기업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증권사가 선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를 떠받친다는 점에서 우리 몸의 허리에 비유된다. 허리를 잘 감싸는 금융이 있어야 우리 경제의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 4월에는 산업 곳곳을 잘 이해하는 중기 특화 증권사가 선정돼 금융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자금시장에 꽃이 피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