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자동환불`에 판매자 울상···지능형 블랙컨슈머 활개

소셜커머스 입점 판매자가 ‘자동환불’ 제도에 울상이다. 시스템 허점을 악용해 판매자에게 상품을 돌려주지 않고 환불 금액만 챙기는 악성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악성 고객으로부터 판매자를 보호하기 위한 내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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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셜커머스 업계가 도입한 자동환불 서비스를 교묘히 이용해 불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악성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주요 소셜커머스가 운영하는 자동환불 제도는 고객이 반품 상품을 발송한 것이 확인되면 판매자가 해당 상품을 수령하기 전이라도 신속히 환불 처리한다. 오픈마켓 G마켓도 다음달 이와 비슷한 ‘빠른 환불’을 도입한다. 결제·반품에 관한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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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컨슈머는 판매자가 반품 상품을 받기 전에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악용한다. 구매 비용을 돌려받은 후 잠적하거나 바로 사이트를 탈퇴하는 수법이다. 당초 구매한 상품과 전혀 다른 개인 소지품 등을 판매자에게 돌려보내고 돈만 챙기는 블랙컨슈머도 등장했다. 이 경우 반품 사유를 ‘제품 하자’로 표기해 판매자에게 반품 배송비를 떠넘기기도 한다.

한 소셜커머스 입점 판매자는 “상품 이미지를 감안해 피해를 입어도 참고 넘기는 판매자가 많다”며 “최근 연말연시 수요가 몰리면서 자동환불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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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과도한 서비스 경쟁이 지능형 블랙컨슈머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동환불, 신속배송, 무료반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정작 판매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판매자는 “(소셜커머스가) 안정된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고 환불 처리를 하면서 판매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별도 확인을 거치지 않는 서비스 특성상 판매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환불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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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티몬 `바로 환불` 개념도

소셜커머스 업계는 판매자 피해를 인지하고 있지만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티몬 등 일부 사업자는 피해자가 판매 사실을 고지하면 일정 기준에 따라 해당 피해 금액을 보상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G마켓은 다음달 빠른 환불 도입과 함께 판매자 피해액을 고객 예치금으로 지불하는 등 악성 고객 예방 대책을 선보일 예정이다.

티몬 관계자는 “환불을 받고도 상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엄연한 범죄 행위”라며 “판매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보상 체계를 자동정산시스템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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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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