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한겨울에 불붙은 `에어컨 대전`

가전업계가 에어컨 신상품을 출시하며 ‘이른 여름 맞이’에 나섰다. 에어컨은 통상 각 가전 기업이 새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제품이다. 그해 가전제품 출시 동향과 유행을 가늠해 보는 척도다.

에어컨은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세탁기와 다르게 여름 날씨에 따라 판매율이 크게 영향을 받는 품목이다. 그렇다고 하늘만 볼 수는 없다. 업계는 지난해보다 한층 진화한 기능과 눈에 띄는 스펙으로 무장한 에어컨 신제품을 내놓고 연초부터 ‘에어컨 마케팅 대전’에 불씨를 당겼다.

◇2016년형 에어컨...“개인별 바람 선호도 주목”

올해 에어컨 신작의 가장 큰 특징은 남녀노소 개인별 에어컨 바람 선호도를 고려했다는 점이다.

대다수 사람이 무더운 여름 처음 에어컨을 켰을 때는 강한 에어컨 바람을 선호한다. 하지만 땀이 식고 난 뒤 강한 에어컨 바람은 오한을 일으켜 오히려 불편함을 유발한다. 여름이면 강한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냉방병’ 환자가 속출한다.

올해 각 기업 에어컨 신작은 기본적으로 강하고 지속적인 에어컨 바람은 불쾌감을 준다는 기본 가정에서 제품 콘셉트를 도출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바람 없이도 실내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해 주는 ‘무풍냉방’ 기술을 적용한 ‘무풍에어컨 Q9500’을 선보였다. 강한 찬바람이 몸에 직접 닿아 불편하거나 건강을 걱정하는 소비자를 배려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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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무풍 에어컨

무풍에어컨을 처음 공개한 미디어데이에서는 ‘반포동 최윤민 주부’ 등 일반 에어컨 고객 목소리를 등장시켰다. ‘시원한 건 좋지만 찬바람은 싫다’는 주부 고객 실제 불만 목소리를 담아 에어컨 탄생 역사를 설명했다. 소비자 불만 목소리를 최대한 제품에 반영해 최종적으로 ‘무풍’이라는 유래 없는 신개념 에어컨 기술을 탄생시켰다.

LG전자는 신제품 ‘휘센 듀얼 에어컨’에 인체감지 카메라를 탑재했다. 에어컨에 사람을 구별하는 ‘눈’을 단 것이다.

카메라가 최대 5m 거리, 좌우로는 최대 105도 범위에서 사람 수, 위치, 활동량 등을 감지한다. 인체 감지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사람 형상을 찾는 방식으로 실내 상황을 파악한 후 바람 세기와 방향을 자동으로 설정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아빠에게는 강한 바람이 나가고 추위에 약한 영유아에게는 약한 바람이 나간다. 혹은 거실에 있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토출구에서 약한 바람을 내보내고 멀리 떨어진 주방에 있는 사람에게도 냉기가 닿을 수 있도록 강한 바람을 내보낸다. 에어컨 바람을 피하고 싶은 사람도 인지해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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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

필요한 곳에만 바람을 보내기 때문에 전기료도 절약한다.

캐리어에어컨 신작 ‘에어로(Aero) 18단 에어컨’은 세계 최초로 18단 패밀리 에어 컨트롤 시스템을 넣었다. 바람세기를 세분화해서 소비자별 미세한 바람 선호 차이까지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차가운 바람에 민감한 유아나 어린이, 노약자나 환자가 이용할 때는 바람세기를 최소화해 냉방병을 예방하면서도 쾌적한 공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무더운 한여름에는 18단 쾌속운전으로 실내온도를 빠르게 냉각시켜 시원함을 느끼게 했다. 개인별 바람 선호도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 바람세기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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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에어컨

대유위니아 2016년형 위니아 에어컨은 블레이드 각도에 따라 롱(Long), 파워(Power), 와이드(Wide) 운전모드를 나눠 다양한 소비자 바람 선호도를 충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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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위니아 2016년형 위니아 에어컨

◇마이크로홀, 365스마트공기청정, 원터치버튼...신기술 총집합 “2016년형 에어컨 신작”

2016년형 에어컨 신작에는 각 기업이 승부수를 띄운 각종 신기술이 대거 투입됐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에서 무풍냉기를 집안 내 고르게 널리 퍼뜨릴 수 있는 핵심 기술은 13만5000개에 이르는 ‘마이크로 홀’에 집약돼 있다.

냉기를 오래 머금게 해주는 ‘메탈쿨링 패널’에 적용된 수많은 구멍에서 균일한 온도 냉기가 사용자에게 전해지도록 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관계자는 “무풍에어컨을 개발하는 데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가 13만개 이상 홀을 일정하게 뚫고 냉기가 메탈쿨링패널에서 고르게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에어컨을 ‘여름한철 가전’이 아닌 ‘4계절 가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365스마트공기청정 시스템을 탑재했다. 냉방을 하지 않는 계절에도 공기청정기능과 제습기능을 가동해 ‘1년 내내 켜놓는 에어컨’ 콘셉트를 강조했다.

대유위니아는 2016년형 위니아에어컨에 ‘3단계 필터’를 통한 청정 시스템을 구현했다.

초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클린E-필터’, 생활가스를 없애주는 ‘탈취필터’, 생활먼지와 유해물질을 제거해주는 ‘에어프리필터’가 집안 공기를 쾌적하고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실내 청정도를 표시해주는 청정 모니터 디스플레이도 탑재해 실내 공기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캐리어 에어컨은 한양대와 1년에 걸쳐 공동으로 연구한 국내 최초 이중구조 ‘울트라 사일런드 팬’을 채택했다. 공기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여 조용히 활공하는 독수리 날개 생체역학 기술과 적은 에너지로도 장시간 비행하는 비행기 날개의 항공공학 기술을 접목했다. 저소음, 저전력, 고성능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