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국내 게임 경쟁력 차별화 핵심으로 떠올랐다. 기업마다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15년 말 AI랩(LAB)을 AI센터로 격상했다. AI센터는 산하에 AI랩과 자연어처리(NLP)랩 두 가지 연구조직을 둔다.
센터 격상을 전후해 석·박사급 인원을 확충했다. 2월 현재 수십명 규모 인력이 근무한다. 인간의 말과 행위를 알아듣고 반응하는 원천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AI 핵심 기능은 스스로 학습하고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이라며 “전문영역에서 연구개발 깊이를 더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AI 조직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자사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술을 도입했다.
‘이용자 간 전투(PvP)’ 느낌을 주는 ‘이용자 대 컴퓨터 전투(PvE)’를 업데이트했다. 이용자 수준이 좀 낮으면 컴퓨터가 알아서 난이도를 낮춘다. 때에 따라 역전승 같은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일종의 ‘밀당(밀고당기기)’이다.
기계학습 기반 NPC(Non Player Character, 게임에서 이용자가 직접 조종하지 않는 캐릭터) AI 기술이 수만명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적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AI 기술을 개발하고 게임에 적용하는데 약 1년이 걸렸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MMORPG 리니지이터널 ‘다이나믹 던전’에 보다 강화된 AI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용자 레벨과 장비에 따라 컴퓨터가 몬스터 배치, 던전(지하감옥) 구조 등 난이도를 결정한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AI 프로젝트 ‘콜럼버스’를 본격화한다. 2014년부터 시작한 콜럼버스에 지난해 11월부터 공채 등으로 인력을 늘려 수십명을 투입했다.
콜럼버스는 이용자 행동 패턴에 대응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툴이다.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특정 단계에 가로막혔을 때 상황별 해법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특정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실패하게 되면 콜럼버스가 이를 감지해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준다.
능력치가 충분한데 방법을 모르는 이용자에게는 힌트를 준다. 능력치가 부족한 이용자는 성장한 후에 다시 도전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이용자 데이터가 쌓일수록 콜럼버스는 스스로 진화한다. 게임 잔존율(시간에 따라 게임에 머무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모바일게임 수명을 늘리는데도 도움을 준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 성향이나 실력은 제 각각”이라며 “데이터 분석으로 개개인 성향을 파악하고,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안내와 제안을 해 게임을 더 오래, 즐겁게 플레이하도록 돕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콜럼버스 일부 기능을 지난해 몇몇 게임에 적용했다. 올해까지 넷마블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콜럼버스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설창환 넷마블게임즈 콜럼버스센터장은 “콜럼버스는 넷마블 새로운 성장동력일 뿐 아니라 한국 게임산업 글로벌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