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설연휴를 끝낸 11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기술기획을 강화한 미래전략연구소 확대 및 개편이 핵심이다. 창의미래연구소 정책 및 기술 예측 기능을 전략기획본부 사업기획 및 자원배분, 성과관리 기능과 합쳐 만들었다. 현재 및 앞으로의 먹거리 창출이 미션이다.
인력 활용 측면에서는 변화보다 안정에 포인트를 뒀다. 서열 두번째인 미래전략연구소장직은 김봉태 연구위원이 맡았다. 그외 소장 보직에 한동원, 황승구, 안치득, 정현규, 현창희 박사 등이 보인다. 발탁인사는 엄낙웅 부장 정도다.
그동안 ETRI는 정부 R&D혁신방안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강화 주문을 받아왔다. 또 조직 계층이 복잡하게 여러 겹으로 얽혀있고, 관리형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도 받았다.
◇기초·원천 및 수요자 중심 개편
ETRI는 기초·원천에 집중하기 위해 융합기술연구소와 통신인터넷연구소 일부를 합쳐 초연결통신연구소를 만들었다. 이외 미래전략, SW·콘텐츠·방송미디어·ICT 소재부품 4개 연구소가 기술 중심 재편체계에 해당된다.
공공·사회 문제를 해결할 임무중심형 전략 조직으로 5G기가통신연구본부(시한 2020년), UGS융합연구단(시한 2017년), KSB융합연구단(시한 2021년)을 꾸렸다. 이 가운데 5G 기가통신연구본부는 평창동계올림픽 5G 시범서비스 시연을 내다보고 개편했다.
각 직할부서에 기업지원협력실도 신설했다. 협력실은 4개 연구소에 설치해 중소기업을 집중 지원한다. 고경력 연구원 활용도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협력추진단도 신설됐다.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과 협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조직체계 줄여 슬림화
기존 4~5단계로 다소 복잡했던 조직체계는 ‘원-소-본부(부)-실’로 한 단계를 줄여 단순화했다. 13개 직할부서, 60부(총 73)를 15개 직할부서, 46부(총61)로 슬림화했다.
부장급 이상 관리자 규모는 현재 73개에서 61개로 12개나 줄였다. 기존대비 16%가 줄어든 셈이다.
일부에서 부장 자리 감소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지만,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끊임없는 혁신과 구성원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온·오프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커뮤니케이션전략부 아래에 변화소통실을 신설한 것도 눈에 띈다.
ETRI 관계자는 “조직을 4단계로 줄인데다, 직할부서장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해 실질적인 체감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율성과 권한부여로 구성원 간 신뢰도를 높이고, 부서 간 장벽을 허문 열린 협력으로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