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어 TV까지…보급형 경쟁 뜨겁다

중국산 TV 공세 속에 올해 국내 TV 시장은 프리미엄과 중·저가 보급형 간 양극화가 뚜렷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중심으로, 중·저가는 국내 대·중소기업에 중국 업계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비슷한 시장 구도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프리미엄 시장은 이변 없이 삼성전자, LG전자가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 수량으로는 10%대지만 금액으로 최대 30% 후반까지 나오는 시장 특성상 고부가가치 모델을 위한 기술력, 마케팅, 유통관리에서 월등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유로2016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이어지는 ‘짝수해 효과’, 4K(UHD, 3840×2160) 콘텐츠 확산에 따른 시장 수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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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Mi TV 2’ 40인치 모델 ‘L40M2-AD’ <제이제이게임즈 제공>

반면 중·저가 시장은 국내 대기업, 국내 중소기업, 중국산 간 3파전 양상이 예상된다. 1~2인 가구 증가, 세컨드 TV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30~40인치대를 중심으로 경쟁이 구성됐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시장에 진입한 중국 샤오미, 하이얼, TCL은 당분간 30~40인치대 중·소형 제품을 중심으로 유통에 나선다. 중국에서는 5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로 인해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는 판단이다. 대신 20만~40만원대 가격 경쟁력을 발판으로 숙박업과 같은 기업간거래(B2B), 소형가구 시장을 공략한다.

중국 TV 브랜드 수입사 관계자는 “중국 업계는 국내 진출 초기 시장 안착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소형 모델을 중심으로 제한된 물량을 들여오고 있다”며 “전국 사후지원(A/S)망 확보, 온라인 중심 유통이 국내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계는 소형 모델로 시장진입에 성공할 경우 모델 다양화에 나서 TV 시장 한 축으로 자리 잡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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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 무카 <하이얼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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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중국 TCL TV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국내 업계는 ‘국산’을 이점으로 중국산 진입에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형 시장에서 중국 확산세를 경계하고 있다. 중국 업계가 경기 불황에서 가격을 무기로 B2B에서 대형 물량을 수주하거나 대형 유통망과 연계한 판촉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프리미엄이 버티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안정적인 A/S망, 유통망 확보 없이 소비자 관심을 모으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TV 시장 구도 변화는 스마트폰과 유사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한 초기 프리미엄 시장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저가 보급형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에 이어 중국 제조사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보급형 모델의 고스펙화까지 겹치며 샤오미, 화웨이는 공격적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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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중국 하이얼 4K TV /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 TV 제조사 관계자는 “초기 도입물량이 동나는 등 중국산 TV가 보급형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며 “국내 중소기업은 중국산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A/S망, 유통 효율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내다봤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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