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이 불가능한 금융 거래 기술을 개발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블록체인(Block Chain) 시험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블록체인은 암호화 화폐라고 불리는 비트코인 기반 기술이다. 거래내역을 암호화한 정보 묶음인 블록(block)을 서로 연결(chain)해 놓은 것이다.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공개하는 개방형 거래 방식이다. 참여자 간 수시로 검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체 참여자 컴퓨터를 한 번에 바꿀 정도의 컴퓨팅 지원이 있어야 해킹이 가능하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블록체인은 비용면에서도 중앙 시스템보다 유리해 거래수수료도 낮다.
디지털에셋홀딩스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이 트레이딩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거래비용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연간 500억달러 절약이 가능하다. 디지털에셋홀딩스는 JP모건이 시티그룹, 도이체 뵈르제 등과 함께 투자한 스타트업으로 자산관리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기술을 갖고 있다.
JP모건은 오프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거래 내역을 담은 문서를 블록체인과 같은 인프라에 옮겨서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인기가 시들해지는 비트코인과 달리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개별 은행 거래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니엘 핀토 JP모건 대표는 “대출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블록체인으로 쉽고 빠르게 작업하고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결제와 대출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핀토 대표는 “대출은 합의 절차가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시험하기 좋은 분야”라며 “아직 이르지만 기술 자체는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JP모건이 블록체인을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비트코인으로 사용료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지금은 저평가 돼 있지만 앞으로 가격이 오르면 부담도 동시에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JP모건은 지난해 12월 IBM이 발표한 오픈 레저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비트코인 같이 공개된 블록체인을 이용하지 않고 개별 기업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기반 분산 원장 솔루션을 개발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사실 JP모건과 같은 대형 은행의 블록체인 도입은 ‘R3CEV’가 주도한다.
R3CEV는 JP모건과 같은 글로벌 은행이 모여 블록체인 스타트업 R3와 함께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최근 12개 은행 등 금융사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전 세계 42개 주요 은행이 참여하는 규모로 커졌다. 은행 모든 거래정보가 완전히 공개되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력을 갖추는 것이 조건이다.
국내 은행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 주축으로 참여 제안을 했지만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은 아웃소싱에만 의존해 자체 엔지니어를 두고 블록체인 시스템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블록체인 활용이 여전히 초기 단계인 이유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 현재 금융기관과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초자료를 수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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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