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시그니처 디자이너가 말하는 `超프리미엄` 탄생 비화

LG전자가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덴마크 ‘뱅앤올룹슨(B&O)’으로 대표되는 수입가전이 주류를 이뤘던 시장이다. LG전자는 올해 TV와 생활가전으로 구성한 ‘LG시그니처’로 고객 수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LG시그니처 디자인에 참여한 톨스텐 벨루어는 ‘프리미엄 디자인’을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담은 ‘좋은 디자인 그 이상의 것’”이라고 정의했다. 언제든 처음의 감동과 편리함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덴마크 출신 산업 디자이너다. 2014년부터 LG전자 ‘디자인 자문단’으로 활동 중이다. LG시그니처 기획과 설계, 제품 출시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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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텐 밸루어 <전자신문DB>

벨루어 디자이너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개별 제품 그 자체로 돋보이도록 디자인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요즘 소비자는 시리즈를 전부 구입하기보다 개인 특성에 맞춰 개별 구입한다”며 “LG시그니처 ‘디자인 철학’과 ‘본질의 미학’을 각 제품에 담아 전체 시리즈를 구입하지 않아도 LG시그니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LG시그니처는 벨루어가 이끄는 ‘데이비드 루이스 디자이너스’와 1년 협업으로 탄생했다. 벨루어는 B&O 제품 70%를 디자인한 경험을 살려 LG전자에 디자인 방향성, 의견을 전달하고 공유했다. 그는 “LG전자 디자인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디자인 콘셉트를 자문하고 방향성과 세부 내용에 대해 의견을 냈다”며 LG시그니처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시그니처 냉장고, 공기청정기, 트윈워시 세탁기에 그의 디자인 철학을 담았다.

가전에 있어 디자인의 역할은 ‘갖고 싶을 뿐만 아니라 오래가는 매력’을 강조했다. 벨루어는 “독특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주변과 어울리면서도 그 자체로 강한 상징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심미성도 중요하지만 과도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뜻이다. 그는 “제품 외관이 나름의 논리를 갖고 고유 특성을 솔직히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LG전자 디자인 역량을 “매우 긍정적이고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긍정적 호기심’과 ‘빠른 이해력’이 협업 시너지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세탁기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던 중 LG전자에서 말과 글로 설명하는 대신 목업 제품을 만들어 보인 건 벨루어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제품 품질과 디자인을 향상시키고 새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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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왼쪽)과 톨스텐 벨루어 디자이너가 LG시그니처 냉장고,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공기청정기, LG 시그니처 트윈워시 세탁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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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텐 밸루어 디자이너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시그니처` 공기청정기와 트윈워시 세탁기를 소개하고 있다.

가전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기기는 개발 과정에서 디자인과 기술 간 충돌이 잦다. 모든 IT 업계 고민이다.

벨루어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긴밀하게 협력, 의견 차이를 좁히는 과정 속에 영감을 얻는 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맞는 방향이라고 믿는다면 디자이너는 엔지니어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자인은 불가능해 보이는 걸 생활 속에서 가능하도록 만드는 시작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전자·IT 업계 ‘디자인 바람’에 대해서는 ‘분명한 목적’과 ‘확산’을 강조했다. 벨루어 디자이너는 “일부에서 디자인을 상품기획, 상품개발 일부로 여겨 통합 관리하는 사례가 있다”며 “디자인은 제품이 갖고 있는 존재 이유에 부합하고 가치를 명확히 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투(me too) 제품’을 다루는 보수적 사업군에도 디자인 중요성이 확산되길 바란다”며 1990년대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가 ‘아이맥’으로 PC 산업에 디자인 개념을 이끌었던 혁신이 자리 잡길 기대했다.

<[약력] 톨스텐 벨루어>

[약력] 톨스텐 벨루어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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