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연구팀과 뇌의 해마 조직에서 신경전달 기능 감소 및 신경노화 촉진을 일으키는 새로운 마이크로 RNA 기전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DGIST 연구팀은 기억 형성 중추조직인 뇌의 해마에서 마이크로 ‘RNA-204(miR-204)’의 증가가 ‘EphB2’의 발현을 감소시켜 ‘NMDA’ 수용체의 신경표면 발현을 저해함으로써 신경전달 속도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miR-204가 대표적인 노화마커인 p16 단백질 증가를 유도해 신경노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사람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인지능력이 퇴화하는데, 특히 노인층에서 신경계 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지기능은 신경전달 조절인자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동안 신경전달 유전자 자체의 기능적인 연구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신경세포에 많이 존재하는 마이크로 RNA 역할 및 기능에 대한 이해와 신경전달 유전자들과의 상호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는 그동안 미미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기억과 학습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뇌 해마 조직의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젊은 쥐와 늙은 쥐로부터 해마 조직을 각각 분리, 마이크로 RNA 발현양을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늙은 쥐의 해마에서 발현양이 증가하는 마이크로 RNA 중 하나인 마이크로 miR-204가 신경기능 조절에 중요한 인자인 EphB2라는 신경전달 조절인자를 단백질 수준에서 감소시킨다는 것을 밝혔다. 이어 인지기능에 중요한 신경전달 수용체인 NMDA 수용체 신경표면 발현 감소를 초래해 신경전달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도 밝혔다.
이 결과는 뇌의 해마에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miR-204가 증가가 해마 신경기능 및 인지기능 감소로 연결됨을 의미한다.
김기태 책임연구원은 “해마의 신경노화 과정에서 마이크로 RNA의 중요성을 새롭게 규명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마이크로 miR-204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노인성 기억력 감퇴의 회복과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노화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에이징 셀(Aging Cel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용어설명
△EphB2=NMDA 수용체를 조절하는 신경전달 조절자로 알츠하이머병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돼 있고, 이를 과다 발현시키면 인지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
△NMDA 수용체=글루타메이트 수용체로써 신경세포에 많이 존재하는 이온채널 단백질. 이 수용체는 신경 가소성과 기억력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p16 단백질=세포주기의 진행을 막는 저해제로 작용하며 노화가 진행될 때 발현양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마커로 알려져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