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와 해외진출.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 화두다.
임대방식 전사적자원관리(ERP) SW를 판매하고 있는 A업체도 처음으로 해외에 도전장을 던진다. 클라우드 환경으로 바뀌면서 패키지로 SW를 공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국내 SW시장에 양날의 칼이다. 외국 글로벌 기업에 국내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지만 역으로 국내 SW기업이 이전보다 쉽게 해외에 나갈 수 있다. 다른 제품도 그렇지만 SW 수출 역시 우리 기업에 숙명 같은 것이다.
연초 반가운 해외 진출 소식이 들린다. 지티원은 최근 중국 공공기관에 처음으로 보안SW를 공급한다. 글로벌기업과 경쟁해 이긴 성과라 의미가 컸다. 지티원은 중국 공공기관뿐 아니라 대형 보험사와 통신사도 고객으로 확보했다. 한글과컴퓨터를 비롯해 지란지교, 아이온커뮤니케이션, 포시에스 등도 해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16년 SW산업 전망과 대응’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SW 수출액은 60억달러였다.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SW 수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쉬운 게 있다. 10여년 전 시행했다 사라진 ‘마켓 인에이블러(ME)’ 제도다. 한국SW진흥원이 시행한 이 제도는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현지인을 국산SW 판매 유통상으로 채용한 것이다. 이런 사람을 ME라 불렀다.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 등 100여명 넘는 ME가 활동했다.
SW 해외 수출은 능력 있는 현지 유통망 확보가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ME제도는 괜찮은 수출 지원책이었다. 아쉽게 빛은 못 봤다. 당시 해외에 판매할 변변한 국산SW가 적었기 때문이다. ME가 모럴 헤저드에 빠져 제 역할을 못한 것은 설상가상이었다.
이제 많이 달라졌다. 국산 SW 저변이 넓어지고 품질도 좋아졌다. 지금쯤 ME제를 도입하면 어떨까.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