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진국 역습과 신흥국 도전으로 국내 기업은 ‘넛 크래커’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내 제조업 실질성장률은 2010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제조업 경쟁력 순위 역시 중국·인도·브라질 등에 밀리고 있다. 국내 기업 성장 정체는 고용 창출 핵심인 중소기업 생존율의 하락을 의미한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장기화라는 늪에 빠진 것이다.
전체 중소기업 70%가 기술개발에서 소외돼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부역량과 질적 기반 미흡으로 기술수준과 생산성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무엇보다 기존 성장정체 구간을 돌파하는 신성장 아이템 발굴이 필수적이다.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제품 성숙화와 가용화가 빨라지는 21세기에는 신성장 아이템 발굴 없이 꾸준한 성장이나 생존 자체를 염려해야 한다. 막연하게 신규 사업을 추진해도 모든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숙기에 진입한 기업의 경우 성장 정체 후 새로운 성장을 위한 신규 사업을 추진한 기업 중 90% 이상은 실패했다. 7년이 경과한 후에야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했다. 성장 정체 후 재성장에 성공한 기업은 10%에 불과했다. 이중 고성장을 기록한 기업은 3%에 그쳤다.
중소기업은 체계적인 방법론 부재·경험 부족 등 내부 역량 한계로 신성장 아이템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시장과 기술 동향 파악이 빨라야 한다. 추가 인력 투입도 필요하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중소기업형 유망 아이템 발굴을 위해서는 체계적 기반이 필요하다.
최근 빅데이터가 불확실성에 놓여있는 기업에 새로운 전략적 우위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객 가치 발굴, 미래 예측, 기업 생산성 제고 등 다양한 영역에 빠르게 활용된다. 빅데이터는 제조업 하드웨어적 성장 한계를 극복하는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성장 한계에 직면한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글로벌화, 가치사슬 확장 등에 따른 리스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볼보는 자동차에 탑재한 센서로 차량 주행정보와 운전자 요구사항을 수집, 생산 과정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결함을 발견했다. 소비자의 자동차 운전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본사 분석 시스템에 자동 전송해 빅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이용해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결함과 소비자 잠재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대응했다. 덕분에 기존에는 50만대 차가 팔린 뒤에나 파악했던 신차 결함을 1000대 판매 시점에서 포착, 리콜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
연구·상품개발, 생산, 마케팅 등 기업경영 의사 결정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이 성장동력 발굴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빅데이터는 방법론이 체계화되지 않은 중소기업에 혁신 성장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선제적 대응 방안을 구축하게 해준다.
공공 부문 유망기술 발굴, 기술경쟁력 도출, 출연(연) 우수기술 평가 및 발굴 등도 가능해져 아이템 발굴이 쉽고 사업 유망성 평가를 정확하게 할 것이다. 신성장 아이템 사업화 성공률 제고를 위해 R&D 예산 확대 등과 같은 단순 지원책에만 의존하기보다 R&D 기획단계부터 시장 관점을 반영해 전 주기에 걸친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사업화를 추진하는 혁신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덕근 중소·중견기업지원본부장(dklee@kitech.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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