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제3통합전산센터에 국산ICT 제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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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가장 커다란 문제 중 하나가 일자리다.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취업을 하고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제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독일은 일찍부터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제조업 4.0’을 추진했다. 미국에서도 ‘made in america’ 운동과 ‘made in USA store’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에서도 중국과 아시아로 이탈했던 제조 기업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ICT 분야에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은 관련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제품을 국산화해 생산하는 것이다. 국산ICT 제품 생산과 매출이 증가하면 자동적으로 ICT 연구 개발, 생산, 유통, 운영과 유지보수를 담당할 기업과 일자리가 늘어난다.

가장 확실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 창출 방안은 최근 기획 중인 제3정부통합전산센터를 국산ICT 제품과 국산기술 중심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센터 구축에 필요한 HW·SW는 대략 100여가지다. 신규 시스템 구축에는 3000억원 정도 예산이 필요하지만 국산 도입률은 매우 저조하다. 매년 확장과 운영 예산도 수천억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UN으로부터 전자정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IT강국이다. 세계 각국에서 정부통합전산센터를 방문하고 다시 본국에 돌아가 센터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산센터 인프라 대부분이 외산, 특히 서버나 스토리지와 같은 HW, DBMS를 비롯한 SW 대부분이 고가 외산 제품으로 구축된다. 우리 입장에서는 수출이 성사되도 껍데기만 나가는 모양새다.

국산 ICT HW나 SW가 센터와 같은 공공기관에 확산되지 않는 고질적 이유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중요 사이트에 납품과 운영 실적이 부족해 제품 품질, 즉 성능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어 실무자가 도입을 꺼린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국제통상 압력 때문에 RFP에 국산 특정 제품을 표현할 수 없고 결국 SI 업체가 제안하는 외산 제품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정부가 나서 제3 정부통합전산센터를 국산 제품 중심으로 구축하자는 것이다.

만약 센터 구축 인프라 80% 정도를 단계적으로 국산 제품과 기술로 구축하면 공공 특히 데이터센터에 납품과 운영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개선되는 성능과 축적된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 국내 공공기관을 비롯한 기업에서 구축되는 데이터센터와 단위 ICT 구축 사업을 추진할 때 국산이 납품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우리나라 정부통합전산센터 모델을 수입하길 원하는 개발도상국에, 차관 또는 원조로 지원하는 37개 국가에 수출할 때 경제성장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데이터센터를 국산으로 도입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국산 ICT제품 시장성이 부족하고 공공 도입률이 낮으므로 정부 차원에서 이렇게 대형 프로젝트에 국산 제품을 적용, 외산과 상생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산 ICT제품을 적용한 제3 전산센터 구축방안은 센터를 추진하는 부처와 활용 부처, 특히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부처와 기업에서 반대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는 ICT 창조경제성과를 위해서, 실질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수많은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어도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국산 제품 생존을 위해 적극 추진해주길 바란다.

이창성 대한민국 IT서포터즈 위원장 Jameslee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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