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사람 줄어든다...데이터온리 사용자 증가

‘이젠 톡(Talk)하지 않고 탭(Tap)한다.’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만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스마트폰 용도가 변화하며 이동통신·단말·앱 업체 비즈니스 모델도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딜로이트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음성통화 대신 메시징·소셜네트워크·동영상 등 데이터 소비기기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22%가 한주간 통화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데이터만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2년 조사에 비해 갑절 늘어난 수치다. 딜로이트는 올해 이 비중은 26%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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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이 ‘데이터온리(Data-Only)’를 주도했다. 18세에서 24세 사이 이용자는 33%가 특정 주에 음성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딜로이트는 이 같은 변화는 이통사가 음성통화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데이터 통신 요금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단말기 회사는 대화면 패블릿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블릿이 텍스트를 읽거나 메시지·이메일 전송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화면 스마트폰은 이미 시장 흐름을 주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인치 이상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분기 처음으로 5인치 이하를 추월했다. 5인치 이상 디스플레이는 전 분기보다 21% 증가한 2억4700만대를 기록했지만 5인치 이하는 6% 감소한 1억5600만대에 머물렀다.

딜로이트는 스마트폰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약 2조5000억장 사진이 인터넷에 공유, 포스팅, 업로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90%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유통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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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확대는 스마트폰 앱 특성도 바꾸고 있다. 배달음식 주문이나 택시 콜 등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메시징 앱보다 지불결제 앱 사용자 증가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페이 같은 터치기반 지불결제 서비스 사용자가 150% 증가해 5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문자메시지, 인스턴트메시지, 이메일, 소셜네트워크 등 비 통화기반 서비스도 더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인스턴트메시지는 빠르게 성장했다. 왓츠앱 등 인스턴트메신저 이용자는 2012년 27%에서 지난해 59%로 갑절 성장했다.

실제로 음성 통화가 했던 많은 것을 메신저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7일 데이비드 마쿠스 페이스북 부사장은 “페이스북 메신저로 전화번호는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은 페이스북 메신저로 전화번호가 실제 죽음 신호를 보여주는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전화번호를 몰라도 페이스북 메신저로 송금이나 사진 등 파일 전송이 가능해져 음성통화가 설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날 페이스북 메신저 앱은 월간 사용자 수가 8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6개월 만에 1억명 사용자가 늘어났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