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중국의 창업생태계와 한국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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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창업생태계면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2014년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GEM)에 따르면 중국은 전년도 대비 창업자 비율이 4.9% 상승했으며 창업성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엔젤투자는 총 317건으로 약 7565억원 규모였으며 전년대비 318.8%가 증가했다.

엔젤 투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레이쥔 샤오미 대표, 마화텅 텐센트 회장 등 성공한 대기업 CEO가 이끌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알리바바는 스타트업 엔젤투자를 늘리며 마윈과 같은 신화를 잇고자하는 20∼30대 청년 창업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할 수 있는 중관촌 창업생태계 또한 한국보다 활동적이고 역동적이다. 중관촌에서는 작년 하루 평균 49개 기업이 창업했으며 40여개 대학이 중관촌 내에서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200여개 국가과학연구소, 122개 실험실과 연구센터 등 풍부한 기술 인프라를 확보하며, 35세 이하 창업자가 전체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젊다. 중관촌에 상주하는 벤처캐피털(VC) 등 금융회사 투자는 중국 전체 투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금액 또한 60%를 상회한다.

중국정부가 참여하는 역할은 생각 외로 간접적이다. 정부는 창업가와 투자자를 위한 자금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을 해소하는 간접적 역할과 정책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대학에서 정부 지원으로 하는 그 흔한 창업경진대회 개최는 거의 없다. 대기업과 대학, 스타트업이 시장기능에 의해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중국의 창업 열풍은 한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샤오미나 테크코드처럼 중국 대기업이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를 계획하며 이를 위한 창업보육공간이나 관련회사를 이미 한국에 설립했다. 테크코드는 한국 유망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직접 투자해 중국 모기업에서 운영하는 산업단지에 입주시켜 초기부터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말하고 있다.

다소 과장이긴 하지만 한국 VC나 인큐베이팅사 등은 좋은 기업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안 한다. 혁신이 필요한데,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가.

첫째, 중국의 예에서 보듯이 국내 대기업과 성공한 창업기업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대기업 등 민간부문의 창업생태계에 기여가 한국은 취약하다.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걸음마 단계이고 기업 역할은 소극적이다. 2015년 포츈 500대기업에 한국 기업은 4개밖에 없다. 대기업 역동성이 더욱 필요한 때다. 스타트업을 통해 역동적 기업가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둘째, VC나 엔젤이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예전에는 한국에는 투자할만한 기업이 많지 않다고 푸념하면서 기업발굴에 소극적이었다. 중국이나 미국 이스라엘 등의 VC나 인큐베이팅사 등이 왜 한국에 왔는가. 한국의 VC를 비롯한 기술금융기관은 이제 더 이상 정부나 공공기관 등에 의존하는 자금조달을 하지 말고 시장에서 실적으로 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이 필요하다.

셋째, 창업전문가의 체계적인 양성이 필요하다. 단순한 경력이나 경험 기반 창업멘토링이나 코칭이 아닌, 체계적 교육으로 양성된 창업가가 창업생태계를 주도하게 해야 한다. 창업가 기업가정신 함양부터 단계별 성장까지 전문적 교육 시스템이 구축돼야 스타트업 시장 혼란을 방지하고 성공적 창업가를 배양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khkim61@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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