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제천대성(齊天大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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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는 12지신 중 재주가 뛰어난 동물이다. 사람을 닮아서 머리가 좋고 행동도 민첩하다. 땅에서는 물론 나무 위,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날렵하게 이동하며 먹이를 낚아 채고 천방지축 날뛰며 노는 행동은 영락없는 개구쟁이다.

다재다능한 면은 유명한 중국 명대 소설 서유기에 묘사돼 있다. 스스로를 ‘제천대성’이라 부르고 하늘나라를 오가며 옥황상제를 웃음거리로 만든 동물이다. 삼장법사를 호위해 서역으로 경전을 구하러가며 겪는 모험담이 흥미롭다. 원숭이가 12지신 중에서 ‘성공과 수호’ 이미지를 갖게 된 배경이다.

불교와 인연이 깊다보니 중국 몇몇 지방과 스리랑카 등 불교 국가는 원숭이를 신성하게 여긴다. 불교 사원 주변에서 인근 주택가와 상가에까지 많은 원숭이들이 떼지어 피해를 줘도 놔둔다. 음식을 훔쳐 먹는 등 민폐를 끼치는 뉴스도 종종 해외 화제로 보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원숭이는 토종 동물은 아니지만 불교 영향으로 설화나 옛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한다. 사람을 능가할 정도로 잔꾀가 많고 흉내도 잘 내는 영악한 동물로 그려졌다.

원숭이띠 인물도 화제다. 잘 알려진 것처럼 1968년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이 원숭이띠 인물로 미디어에 오르내린다.

올해는 원숭이가 지닌 다재다능함 중에서도 ‘도전과 모험 정신’이 눈길을 끈다. 서유기 제천대성처럼 두려움 없이 행동하고 부딪히고 보는 것이 그렇다. 또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기존 경영자는 새로운 먹을거리를 만들고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모두가 모험과 도전정신이 필요한 일이다. 제천대성 손오공처럼 두려움 없이 나서고 문제를 해결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임동식 전국부 부장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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