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확대 시높시스코리아, 본사 직속 조직으로 승격 `잘나가네`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툴 분야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높시스가 한국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 전사 매출에서 한국 비중이 1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본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선전한 덕에 EDA 툴 매출이 큰 폭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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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시높시스 본사는 최근 한국지사를 독립 지역 사무소로 승격했다. 정해수 시높시스코리아 지사장 직급도 수석이사에서 부사장으로 격상됐다. 시높시스코리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속에서 별도 독립 지역으로 빠져나와 본사와 직접 경영목표 등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져 국내 업계 지원, 시장 대응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10월 31일자로 마감된 시높시스의 2015 회계연도 매출은 22억4200만달러다. 매출액 비중은 북미 52%, 유럽 14%, 아시아태평양 25%, 일본 10% 수준이다.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10% 수준 매출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해수 지사장은 “과거 일본 매출액 비중이 20%선을 웃돌았으나 현지 반도체 업계가 쇠퇴하면서 이 비중도 점점 하락하는 추세”라며 “반면에 국내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자 한국 지역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시높시스 사업군은 △칩 설계와 검증 툴을 맡는 코어EDA △시스템온칩(SoC) 설계시 필요한 설계자산(IP) 등을 제공하는 IP·시스템·SI △생산공정 시뮬레이션 툴 등을 다루는 매뉴팩처링솔루션 △기타 서비스 사업으로 나뉜다. 매출액 비중은 코어EDA가 61%, IP·시스템·SI가 27%, 매뉴팩처링솔루션 부문이 8% 수준이다.

시높시스 EDA 툴은 10나노대 핀펫(FinFET) 칩 설계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한다. 현재 시장에 출시됐거나, 출시될 90% 핀펫 반도체는 시높시스 툴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 다가올 10나노 핀펫 칩은 이 비중이 9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높시스는 고객사와 함께 7나노, 5나노 공정 시뮬레이션에 쓰일 테크놀로지CAD(TCAD) 솔루션과 수율향상 툴인 광학근접보정(OPC: Optical Proximity Correction) 제품을 업그레이드 중이다. OPC는 반도체 제조시 핵심인 노광 공정에서 빛의 파장과 설계 패턴상 차이를 보상해주는 역할을 한다. 다가오는 10나노 미만 반도체 시대에도 시높시스는 EDA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높시스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최근 보안 솔루션 업체 커버리티(Coverity), 코데노미콘(Codenomicon)을 차례로 인수한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IoT 보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이익 확대를 위한 장기적 포석이다. 시높시스 회장인 아트 드 제우스는 새해 1월 27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미콘코리아 전시회에 참석, ‘실리콘에서 소프트웨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반도체 소자 업계에 불어닥친 인수합병(M&A) 바람으로 인해 후방 산업계는 가격 하락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 시높시스는 2015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8.9% 늘었으나 순이익은 12.8%나 감소한 2억2500만달러에 그쳤다. EDA 외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찾아 나서야 할 시점인 것이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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