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데이터가 세상을 바꾼다>삼성전자, 세계 소비자 분석해 `혁신가전` 창출

삼성전자는 세계 7개 도시에 생활가전 혁신 조직 ‘라이프스타일 연구소(LRL)’와 ‘프로젝트 이노베이션팀(PIT)’을 운영하고 있다. 애벌빨래 기능 전자동세탁기 ‘액티브워시’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매년 CES, IFA 등 세계 가전 박람회에서 삼성전자가 제안하는 미래 생활상을 뽐낸다.

LRL은 개인의 의식주휴(衣食住休) 생활 전반을 연구, 현지 소비자 생활상과 문화를 분석한다. 일상의 작은 행동에서 혁신제품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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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9개월 만에 세계 판매 100만대를 돌파한 삼성전자 전자동세탁기 `액티브워시`. 인도 LRL/PIT에서 애벌빨래를 하는 소비자 생활상을 반영해 개발했다. <사진=삼성전자>

PIT는 이를 구체화한다.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게 목표다. PIT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제품의 교체주기에 관계없이 1.5~2년 앞선 제품 콘셉트를 연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이 아닌 ‘게임의 룰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제품과 솔루션에 혁신을 더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초 PIT는 실험적 조직이었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새너제이에 2007년 설립한 게 처음이다. 하지만 지금은 영국 런던, 인도 델리,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 대한민국 서울,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구촌 전체를 연구한다. 삼성전자는 LRL/PIT에 디자인연구소까지 연계해 혁신을 위한 복합 연구개발(R&D) 체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액티브워시는 PIT가 인도 지역 소비자를 관찰한 데이터를 반영해 개발,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전략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개발 초기부터 성장시장 지역 특화를 강조해 생활가전사업부 선행상품기획그룹과 인도 현지 팀을 연계했다. PIT는 인도 내 14가구를 선정, 가정에서 이뤄지는 세탁과 관련된 다양한 행동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 분석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소비자가 세탁기 앞에서 소매나 칼라를 애벌빨래하거나 세탁기에 쉽게 넣어선 안 되는 섬세의류를 별도로 욕실에서 손빨래하는 점을 포착했다. 이 같은 세탁 행동은 삼성전자 연구팀이 방문한 인도 모든 가정에서 행해졌다.

연구진은 세탁기가 애벌빨래나 섬세의류 손빨래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한다면 소비자가 편리하게 손빨래를 할 수 있는 공간과 도구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소비자의 빨래 경험치를 한층 편리하게 바꿀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 수차례 아이디어 연구를 진행한 끝에 애벌빨래부터 본 세탁이 한 번에 해결되는 ‘액티브워시’가 탄생했다. 액티브워시는 지난해 4월 인도시장에 출시한 뒤 삼성전자 전자동세탁기 부문에서 전년 동기대비 약 32%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액티브워시 이외에도 그동안 PIT는 북미용 4도어 프렌치 냉장고, 듀얼뷰 카메라, 유럽형 스마트TV 인터페이스, 중국시장용 백라이트 키보드 노트북 등 현지화 제품 콘셉트를 수차례 발굴해왔다. U-벤딩머신, 미주향 터치스크린세탁기 등 혁신적인 제품을 끊임없이 만들어 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LRL/PIT는 2016년도 조직개편에서 기능이 확대됐다. 중국총괄에 신설되는 상품전략센터는 베이징 LRL/PIT와 협업, 중국 소비자 생활상을 반영한 상품기획과 개발을 수직 계열화한다. 인도 델리 조직은 기능이 보강돼 ‘제2의 액티브워시’ 개발에 나선다. 이 외에 신흥시장에서 현지 상품기획·개발조직을 강화해 역량을 키운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는 “프리미엄 생활가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럽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LRL/PIT, 디자인연구소 등 가전 R&D 조직을 통한 ‘생활가전 세계 1위 달성’ 의지를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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