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43>라디오 작가를 알려주마

지난 8일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방송작가 취업 특강이 개최됐다. 여러 방송작가 직군 중에서도 라디오 작가 내용이 주를 이뤘다. KBS2라디오 ‘당신의 아침 박은영입니다’ 박장희 작가가 소개한 라디오 작가 세계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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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작가 강연 모습

라디오 세계는 협업으로 이뤄진다. 라디오가 방송에 나가려면 세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작가, PD, DJ. 이 세 사람만 있으면 라디오 방송을 어느 정도 진행할 수 있다. PD는 총책임자 역할을 하고 작가는 대본을 쓰고 코너를 구성한다. DJ는 대본을 토대로 방송을 한다. 이 세 사람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라디오 작가 직업은 장점이 많다. 라디오 작가가 되면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다. 보통 라디오 작가는 2시간 정도 방송을 하고 다음 방송을 위한 회의를 끝내면 퇴근이 가능하다. 그 다음 대본은 집에서 쓴다. 대부분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고 방송 시간에 맞춰 일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학원을 다니거나 운동하기가 회사원에 비해 수월하다.

또 회의 시간이 즐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회의 시간에는 다음 방송을 위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뽑아내야 한다. 회의 시간마다 재미있고 웃긴 이야기를 하게 되고 친구끼리 수다 떠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아이디어를 얻는다.

마지막으로 방송하는 그 시간이 행복하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청취자와 소통을 하고 그들이 방송을 들으며 공감해주고 재미있어 해줄 때,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작가들은 말한다. 방송을 할 때마다 친한 친구에게나 할 수 있을 법한 지극히 개인적 사연을 듣게 될 때, 신기하면서 이 직업에 막중한 책임감과 무게가 느껴진다고 한다.

하지만 라디오 작가 직업에는 분명한 한계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정규직이 아니라는 점이다. 진입장벽도 높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하다. 뽑는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라디오 작가가 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또 글쓰기 스트레스가 심하다. 라디오 작가는 그 라디오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어느 순간 소재가 고갈돼 글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돼도 방송 전까지 마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버거울 때가 있다. 휴가를 갈 때는 그 기간 동안 방송해야 할 원고를 휴가 가기 전날까지 다 쓰고 가야 하고 심지어 결혼식 당일에 원고를 쓴 작가도 있다.

라디오 작가는 네 가지 자질이 필요하다. 첫째 성실해야 한다.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방송 시간 전까지 대본을 마감해야 하기 때문에 성실성이 우선이다.

둘째 적극성이다. 라디오 프로그램은 다른 방송매체와 달리 DJ, 한 사람의 진행능력이 중요하다. 라디오 작가가 DJ를 사랑해야 그 프로그램이 잘 될 수 있다. 대본은 작가의 개성을 살리기보다 그 대본을 읽는 DJ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위주로 써야 한다. DJ에게 먼저 다가가 마음을 여는 적극성을 보여줘야 한다.

셋째 센스가 있어야 한다. 방송은 보편적 공감을 일으켜야 대중의 관심을 살 수 있다. 작가가 눈치 없이 자기만 좋아하는 것을 밀고 나가면 그 프로그램은 망할 수밖에 없다.

넷째 세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충만해야 한다.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진 않더라도 세상 모든 면에 있어서 박학다식한 인재를 선호한다. 베스트셀러, 웹툰, 유행어, TV프로그램, 패션, 음악, 심지어 과학까지. 많이 알고 있으면 있을수록 좋다.

라디오 작가는 공채가 없다. 라디오 작가는 보통 추천채용이나 PD추천, 아카데미 등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막내 작가는 보통 24~25살 정도에서 시작한다. 따로 요구하는 전공은 없다. 라디오 작가는 많은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 중요하므로 오히려 국어 관련 전공보다 작가와 관련이 없는 전공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etnews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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