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사라진다.
모질라재단은 미국 올란도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파이어폭스 OS 개발과 공급을 중단한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파이어폭스 OS를 앞세워 구글을 견제하려던 목표를 접었다. 개발도상국을 겨냥한 보급형 기기를 중심으로 파이어폭스 OS를 공급했지만 기대한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모질라는 설명했다. 모질라는 다른 기기와 연결하거나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를 위한 실험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질라는 안드로이드나 iOS와 달리 웹 플랫폼에 집중했다. OS에 종속된 네이티브 앱이 아닌 웹에서 구동하는 방식이다.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에서 원활하게 구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접 스마트폰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판매는 부진했다. 수많은 저가형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사업은 규모의 경제에 의존해야 하는데 물량이 부족했다고 테크크런치는 분석했다.
파이어폭스 OS 지원 중단은 구글과 애플 양강 체제를 굳히는 동시에 신규 OS 몰락을 예고한다.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OS도 머지않아 지원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를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스타트업 ‘욜라(Jolla)’가 직원 절반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욜라는 지난해 보안성을 강화한 OS 세일피시(Sailfish)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자금 조달이 늦어지면서 회사 존속까지 위협받고 있다. 파이어폭스를 비롯해 세일피시, 우분투 등 신규 OS가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최근 가트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모바일 OS 시장점유율은 세일피시와 파이어폭스, 삼성 타이젠 등 기타 OS는 다 합쳐 0.3%에 불과했다.
반면 안드로이드 OS 시장점유율은 84.7%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과 점유율은 각각 17.5%와 1.4%포인트 올랐다. iOS는 12.5%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은 20.6%, 점유율은 0.6%포인트 늘었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올 3분기 97.8%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95.8%와 비교해 2%포인트나 늘었다.
모바일 OS 판매량 및 시장점율율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