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SK텔레콤 vs 반 SK텔레콤 진영 찬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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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KT·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반 SK텔레콤 진영도 분주해졌다.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경제·법적 논리를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여론 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우리나라 통신산업이 심각한 ‘성장 정체’에 직면했기 때문에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방송통신 융합’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ICT 생태계에서 구글·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 비중이 높아져 통신사업자 입지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해외 통신사업자는 M&A와 융합 서비스로 위기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며 “특히 M&A는 융합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과 효율적 자원배분 방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콘텐츠와 첨단 디지털 기술이 교차되는 방송 산업이 통신과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최적 분야라고 강조했다. CJ헬로비전 인수 후에도 케이블TV에 투자를 늘려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시장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져 통신뿐 아니라 방송산업까지 황폐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인수는 순전히 SK텔레콤만을 위한 인수일뿐 산업과 이용자 혜택에 도움이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인수를 불허하거나 강한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는 게 두 사업자 의견이다.

양사는 SK텔레콤 신청서 내용을 파악한 후 이에 대응하는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KT는 이미 지난달 중순 정부에 인수 반대 의견서를 1차로 제출했다. 해외에서도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M&A는 불허한다는 게 KT 주장이다.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유럽에서는 이통사 M&A가 투자 증가에 기여하지 못하고 요금 인상만 초래하고 있다는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며 “시장구조 집중이 우려되면 합병을 반대하거나 매우 강력한 조건을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병으로 전국 30% 이상 권역에서 한 사업자가 유료방송 60% 이상을 점유하는 독점 구조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알뜰폰 1위 사업자 인수와 케이블·무선 결합상품으로 SK텔레콤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G유플러스는 공정거래법상 경쟁 제한 논리를 강조한다. 무선시장 1위 사업자 점유율과 1·2위 사업자간 점유율 차이 비율이 44%를 넘으면 경쟁제한 상황인데 이번 인수로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 인가 신청 내용을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며 “경쟁제한 요소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알뜰폰 분리매각 등 시정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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