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창의는 과감한 단절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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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본의 고도성장기는 치밀하게 짜여진 정부와 산학연의 협력관계가 그 배경이었다. 물론 섬나라 특유의 일체감 또한 무서운 성장을 이끌어 냈다. 그 유명한 도요타 시스템, 카이젠(개선改善의 일본어로 생산시스템이나 제품, 서비스를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경영방식) 등의 일본식 경영방식은 회사와 직원, 그리고 하청업체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단합할 때 생길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그 결과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일본은 고도의 성장을 거듭해서 1990년대 초에는 미국에 대해 ‘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물론 육이오의 덕을 보았음도 잘 아는 사실이지만.

일본의 급격한 성장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미국은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정보통신기술을 힘입은 업무재설계(Business Reengineering)라는 거센 혁신을 통해 순식간에 세계 경제 강자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였다. 반면 잘 짜여져 있던 일본의 경제시스템은 혁신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경직화되어 있었다. 거대공룡들은 혁신의 소용돌이에 급격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과거의 성공은 변화한 환경에서도 유효할 수 없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날마다 파괴적인 기술이 발전하는 환경에서 과거의 산업구조를 유지하며, 카이젠으로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다. 파괴적 혁신이 필요한다. 과감히 ‘노’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 시스템에 ‘노’를 외치며 나온 미국의 인재들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애플을, 구글을, 페이스북을 만들었고, 잘나가는 회사에 ‘노’를 외치며 나온 베조스가 아마존을, 이금룡 전회장이 옥션을, 김범수, 이해진 사장이 네이버를, 카카오를 만들었던 것이다.

기존의 관행을 수용하고, 기존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인정하면서 창의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파괴를 해야 한다. 과거에, 시스템에, 권위에, 기득권에 과감히 ‘노’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과거와 단절하는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새로운 ‘노’를 장려해야 한다. 그래서 국회를 보는 청와대의 가슴이 타들어간다. 세계는 변하고 있는데, 과거에 매어있는 시스템은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

그래도 탓하지 말고 거대한 꿈을 꾸고, 과감한 도발을 시도하는 많은 창조경제의 역군이 생겨나길 바란다. 그러한 시도의 과정을 돕기 위해 창조경제타운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창조경제타운 단장 황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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