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인터넷전문은행, 국내 IT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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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23년 만에 설립을 추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시중은행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 기존 은행처럼 물리적 지점을 두고 은행직원과 고객이 얼굴을 마주보고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다. 오직 인터넷·모바일뱅킹, ATM, 콜센터 등 비대면 방식만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제공하는 모든 금융서비스는 정보기술(IT) 기반으로 구현된다. 소비자는 IT로 금융 혜택을 누린다. 금융과 IT산업은 서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제휴하고 협력하는 파트너 관계다. ‘산업융합 시대’에 금융과 IT산업 융합을 주문하는 시대 요구가 반영된 모습으로 해석된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국가 전체 경쟁력은 26위로 전년과 동일했지만 금융 시장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전년도 80위에서 7계단 하락한 87위를 기록했다. 네팔(72위), 부탄(86위), 우간다(81위)보다도 낮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

국내 IT 및 핀테크 산업 경쟁력도 금융 산업 부진에 못지않다. 영국·미국 등 금융선진국은 금융 IT 및 핀테크 활성화를 우리보다 10년 가까이 앞서 준비했다. 투자 규모도 매년 30% 이상 급격히 확대했다.

반면에 우리나라 금융IT 및 핀테크 산업은 작년에서야 관심 대상이 됐다. 해외 기관 조사 결과, 2013년 당시 미국 핀테크 기업이 374개인 반면에 국내 핀테크 기업은 0개였다. 국내 경쟁력도 아주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도 금융 개혁은 IT 기반으로 새로운 피를 경제 혈맥에 흐르게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IT와 핀테크 중심 금융 혁신을 주문했다. 정부가 발표한 핵심 핀테크 활성화 정책 중 하나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우리나라 금융개혁을 촉발하고 국내 IT와 핀테크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를 국민경제 차원에서 IT·금융 융합으로 핀테크 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언급한 부분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금융 산업 혁신과 국내 IT와 핀테크 발전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IT와 핀테크 동반성장 주체가 돼 역할을 부여 받아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은 국민 대상으로 은행서비스를 제공해 성장과 발전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국내 금융시장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 IT분야와 동반성장이 불가피하다. 오히려 상생 기조에서 서로 협력하고 역량을 합친다면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한 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 가치는 최소 9000억원에서 최고 7조8000억원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국내 금융업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하반기 증시 최대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기관과 국회는 비금융 주체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법 개정 등 노력을 기울인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는 주체에게는 혜택이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 금융 혁신과 IT 및 핀테크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면 우리가 인터넷전문은행에 거는 기대에 부합되는 모습이 될 수 있다.

인터넷정책은 글로벌 경쟁력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 국민 경제에 기여하고 산업 간 융합으로 상생 인식에 근거한 금융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IT 세계화를 견인한다. 이제 이러한 방향성 제시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주체가 대답할 차례다.

장시영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syjang@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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