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다운로드 최고 속도 375Mbps를 낼 수 있는 ‘5배 빠른 LTE-A’ 테스트에 착수한다. 2.1㎓에서 20㎒ 폭을 추가 확보해 광대역 주파수를 두 개로 늘리겠다는 의지다. 2.1㎓ 할당 방식 결정(12월 3일 이전)이 임박하면서 경쟁사와 정부를 향한 선전 포고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상암 사옥에서 2.1㎓ 대역 40㎒ 폭을 활용한 3밴드 LTE-A 테스트에 착수한다고 22일 밝혔다. 국제 표준화단체 3GPP가 정의한 LTE 속도 기준 카테고리9(Cat.9, 다운로드 최고 속도 450Mbps 지원) 상용 단말기를 사용한다.
LG유플러스는 현재 800㎒ 20㎒ 폭, 2.1㎓ 20㎒ 폭, 2.6㎓ 40㎒ 폭(광대역) 등 총 80㎒ LTE 주파수를 보유했다. 세 대역을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어 LTE보다 4배 빠른 300Mbps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2.1㎓에서 20㎒ 폭을 추가 확보하는 대로 5배 빠른 375Mbps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복수 안테나(MIMO), 256쾀(QAM) 등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많은 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주파수”라며 “주파수 광대역화는 주파수 효율성 제고와 고품질 서비스 제공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제 조건은 2.1㎓ 주파수 확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주파수 회수 1년 전인 다음 달 12월 초까지 해당 대역 주파수 할당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SK텔레콤과 KT가 사용하는 회수 대상 100㎒ 중 3G용 40㎒ 폭을 제외한 60㎒ 폭을 두고 전부 경매, 일부(SK텔레콤 사용 20㎒ 폭) 경매, 전부 재할당 공방이 거세다.
SK텔레콤은 전부 재할당을, KT는 20㎒ 폭만 경매를 주장한다. LG유플러스는 60㎒ 모두 경매에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또는 전부 경매가 진행되면 이동통신 3사 모두에 추가 광대역 확보 기회가 생긴다. 반면에 전부 재할당 방침이 정해지면 LG유플러스와 KT는 다른 대역에서 광대역을 확보해야 한다.
업계는 미래부가 20㎒ 폭만 경매에 내놓기로 의중을 굳혔다고 보고 있다. 이때 KT는 목적한 바를 달성하지만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20㎒ 경매 가격이 높아지면 KT가 재할당 받는 대역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계산이 복잡해진다. SK텔레콤은 경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승자의 저주’를 경험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모두 재할당이라는 상황은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20㎒만 경매에 나오면 SK텔레콤 자금력을 당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2.6㎓는 LG유플러스가 광대역으로 사용하는 구간이어서 주파수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꺼리고 있다. 700㎒는 향후 재난망 사업을 추진하는 이통사에 유리해 세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통 3사는 초조하게 정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결정이든 정부가 예측 가능성 없이 우유부단한 정책 기조를 취해왔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