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은 초고효율 태양광모듈을 한국시장에 내놓고 프리미엄시장 공략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기술장벽이 처진 분야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경쟁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현재 진행 중인 초고효율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 증설작업도 연말까지 마무리되면 수요 맞추기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LG전자는 태양광 모듈 신제품 ‘네온(NeON)2’를 이달 중 국내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네온2는 6인치(15.67cm) N타입 60셀 기준 세계 최고수준인 19.5% 발전효율과 320와트(W) 출력을 구현한 초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이다. 효율·출력이 높아 동일한 면적에서 기존 제품 대비 발전량이 획기적으로 많다. 네온2로 1㎿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면 기존 일반 모듈(60셀, 255W 기준) 대비 설치 면적을 25%나 줄일 수 있다. 수치상 단위면적당 발전효율을 4배 키운 셈이다.
이 제품에는 LG전자 고효율 태양광 기술이 녹아있다. 전기이동 통로를 분산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출력을 향상시킨 ‘첼로’ 기술이 대표적이다. 빛 세기가 약한 날이나 기온이 높은 날 출력이 감소하는 현상도 개선했다. 품질 보증 정책도 강화했다. 설치 10년 후 92.6%, 25년 후 83.6%까지 발전 성능을 보증한다. 무상 보증 기간도 기존 10년에서 12년으로 늘렸다.
이충호 LG전자 솔라BD담당 전무는 “초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첼로 기술’은 태양광을 흡수·반사하는 기능을 리본 대신 와이어가 담당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와이어가 둥글기 때문에 빛을 여러 각도에서 받고 이를 다시 반사시킨다. 반사된 빛은 셀 표면 강화유리를 통해 다시 흡수돼 전기로 바뀐다. 종전에는 전기로 전환되지 않았을 빛까지 다시 활용함으로써 발전량은 늘고 손실은 줄였다. 기존 태양전지는 리본이 3~5개인데 반해 네온2는 12개 와이어를 설치했다. 전류가 흐를 수 있는 길이 더 많아지고 자연히 효율은 높아진다.
네온2는 LG전자 태양광사업부 시장전략을 상징하는 제품이다. 세계 최고 효율 태양전지 제조기술을 활용해 범용 제품이 판치는 시장에서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수년전부터 추진해온 고효율 전략이 확실히 통하고 있다는 자신감도 국내 출시에 반영됐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고효율 태양광 모듈 생산에 들어갔다. 그해 P타입 생산라인 가운데 80㎿를 고효율인 N타입으로 전환하고 세계 최초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해는 N타입으로만 120㎿를 증설했고 올해 1600억원 투자가 완료되면 총 생산능력은 1GW에 근접한다. 고효율 제품 영업이 활기를 띄면서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 흑자경영을 유지하면서 확신을 얻었다.
상황은 긍정적이다. N타입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태양광 전문기관인 ITRPV에 따르면 현재 8%에 불과한 N타입 태양광 모듈 비중이 2025년에는 판매량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에 N타입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일본 산요, 미국 선파워, 중국 잉리솔라 정도다. 이 가운데 300와트(W)대 6인치 제품을 양산하는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1GW 생산라인으로 늘어나는 시장 수요에 대비하고 규모 경제를 갖춰 생산비용도 절감하게 됐다.
◇6인치(15.67cm) 태양광전지=모듈을 구성하는 셀 크기. 태양광 모듈은 주로 6인치(가로와 세로 각각 15.6cm 내외)와 5인치(가로와 세로 각각 12.5cm내외) 셀을 사용한다. 셀 크기가 크면 태양광 모듈 면적도 늘어나고 제작 난이도도 높아진다.
◇N타입=웨이퍼를 만들 때 전기전도성을 부여하기 위해 소량의 다른 원소를 첨가한다. 이때 들어가는 첨가 원소에 따라 N타입, P타입으로 나뉜다. N타입 웨이퍼는 P타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효율이나 웨이퍼를 만드는 공정이 더 까다롭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