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혁신센터를 가다] <11>스마트십으로 출정 고동 울린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지난 22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50여명의 청년·학생이 모였다. 이들은 조선소를 견학하는 일반인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초대형 선박과 여기에 적용되는 최신 스마트십 기술, 정보통신기술(ICT)을 조선 현장에 접목한 디지털십야드를 둘러보며 수시로 질문을 던지고 갖고 있는 수첩에 꼼꼼히 메모했다. 이들은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현대중공업이 마련한 ‘그릭온십(선박위의 괴짜)’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 예비 창업자, 스타트업 대표, 청년 SW개발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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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직원들이 센터내 3D테크숍에 비치된 3D프린터를 이용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 후 울산 지역산업계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개방성’이다.

현대중공업이 창조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 응용, 사업화 등에서 벽을 낮추고 문호를 개방하자 청년·학생 연구개발(R&D)과 창업은 크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스타트업과 벤처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 도전에 자신감을 얻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융합 아이디어와 기술을 발굴하고, 대기업이 사업화와 현장 적용을 지원하는 지역 창조경제 구현 롤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조선해양ICT 융합 등 15개 신생기업 발굴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박주철, 이하 울산센터)는 ‘조선해양플랜트 및 의료자동화 산업 요람’을 비전으로 지난 7월 개소했다.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막내로 운영 기간은 만 4개월이 채 안됐지만 이미 돋보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업과 프로그램이 여럿 된다.

올해 상반기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발굴 아이디어 대상 공모전 ‘6개월 챌린지 플랫폼 사업’에서 본선에 3개팀이 선발됐고, 12팀이 겨룬 최종 왕중왕전에도 1개팀이 진출했다. 개소 2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최근 전국 센터가 발굴한 혁신 상품 중 빼어난 상품에 부여하는 혁신상품 인증제 공모에서는 67개 후보 중 최종 선정된 20개 중에서 4개가 울산 상품이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과 협력해 진행하는 기술 아이디어 공모전이 두드러진다.

울산센터는 사업 아이디어, 개발하려는 기술을 자유롭게 제시하는 ‘피칭데이’를 수시로 진행하고, 현대중공업과 기술공모전을 공동 개최하며 최근까지 센터 입주기업과 보육기업 15개를 발굴했다. 15개 신생 기업은 센터 내외에서 활동하며 아이디어와 기술 사업화를 추진, 울산 창조경제 씨앗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앤큐원터치(대표 김창성)는 연마장비 그라인더 휠을 원터치로 장착·해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창성 사장은 유명 방송사 투자 프로그램에 참가해 우승도 차지했지만 문제는 현장 적용이었다. 울산센터는 이 회사를 현대중공업에 소개해 협력업체 등록을 추진 중이다.

비앤에스코리아(대표 이정호)는 센터 가족기업으로 선정돼 현재 선박평형수처리 신기술 개발을 추진하며 제2도약을 노리고 있다.

1인 창조기업 아베오시스템(대표 이병룡)은 센터 지원 아래 외국인 기술자 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개발 장비까지 납품하며 시장 개척에 자신감을 얻었다.

‘현대중공업 기술 공모전’은 울산센터와 현대중공업이 센터 특화사업인 조선해양플랜트에 초점을 맞춰 조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 발굴과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열린 첫 공모전에서 울산센터와 현대중공업은 12건의 조선IT 융합 기술을 선정해 스마트십, 에코십 등 미래형 첨단 선박에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센터는 입주·보육기업, 지역 중소기업 대상 금융, 특허, 세무회계 등을 원스톱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울산시와 창업&스타트업 지원 멘토, 중소기업 성장지원 멘토 등 4개 분야 153명의 전문 멘토단을 선발해 입주 보육기업과 공모작 당선자, 당선팀을 대상으로 집중 멘토링을 제공한다.

이달 중 첫 IR(투자설명회)도 개최한다.

울산센터는 내년에는 산업부와 삼성전자가 전국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을 맡아 수행한다.

◇특화사업 ‘조선해양플랜트’와 ‘첨단 의료자동화’ 추진

울산센터가 중장기 비전으로 추진하는 특화사업은 크게 ‘조선해양플랜트산업 재도약 지원’과 ‘첨단 의료자동화 신산업 육성’으로 구분된다.

조선해양플랜트산업 재도약 지원은 울산 주력산업인 조선업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친환경 기술을 융합해 미래형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울산센터와 현대중공업은 지역 중소기업과 협력해 친환경 선박인 에코십과 첨단 고부가가치 선박인 스마트십을 공동 개발, 세계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 기술공모전은 이 같은 목표 구현 방안의 일환이다.

중소 조선 협력사 스마트 야드 구축을 지원해 조선과 조선기자재 전반 생산성을 향상해 나가고 있다.

울산센터는 현대중공업이 제공한 특허 및 기술 1500건을 포함해 동남권 조선3사 특허·기술 2500건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중소 협력업체 및 관련 중소기업에 기술 정보로 제공한다.

첨단 의료자동화 신산업 육성은 기존 의료산업에 울산의 탄탄한 제조 기술과 인프라를 결합해 의료로봇 등 한국형 고부가 의료서비스 상품을 개발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울산센터는 기업과 병원 공동 기술개발을 유도해 의료로봇과 의료서비스를 제품·사업화한 후 이를 패키지 형태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

의료 자동화 포털을 구축해 의료서비스 아이디어 발굴에서 상품화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250억원 규모 의료자동화 특화펀드를 조성하고 의료 분야 전문 창업과 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한다.

2개 특화사업 외에 지역 창조경제 구현을 지원하는 ‘민간 창업보육기관과 혁신센터 간 플랫폼 연계’ ‘지역 특화 3D프린팅 산업 육성’ 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마루180’ ‘구글 캠퍼스’ 등 서울 민간 창업 모델을 울산에 도입해 지역 창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3D 프린팅 라이브러리’ ‘3D테크숍’ 등 센터 내 구축한 3D프린팅 인프라는 울산 산업구조에 특화된 3D프린팅 기기 및 소재 개발 지원 시설이다. 울산센터는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와 ‘3D프린팅 데이’ 등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일반 시민에게 3D프린터의 유용성을 알리고 3D프린팅 대중화를 유도한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자료: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자료: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자료: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자료: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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