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용진스님이 ICT·과기계 참선프로그램 전도사가 된 까닭

“미항공우주국(NASA)이나 구글 같이 첨단과학기술을 연구하는 곳에서 동양 참선프로그램을 교육한다는 생각해보셨습니까. 보기보다 관심이 많습니다.”

전남 함평 용천사 주지를 맡고 있는 용진 스님 얘기다. 용진 스님은 불가에 귀의했으면서도 최첨단을 다루는 ICT 및 과학기술계 참선프로그램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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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 스님은 “얼핏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 조합 같아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며 잠재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진 스님은 지난 2010년 실리콘밸리에 인접한 샌프란시스코 삼보사에서 수행정진 중 IT와 과학기술에 눈을 떴다. 글로벌기업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조정신을 내세우며 아이폰 등 혁신 제품을 연이어 선보일 때다.

이곳에서는 임직원에게 요가와 참선 같은 내면 돌보기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발상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그가 20여년간 수련한 ‘쿤달리니 요가와 참선’ 집중 지도 프로그램을 과학기술계에 전파하는 이유다. ‘백일이면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저서도 최근 출간했다.

산스크리트어인 ‘쿤달리니’는 사람은 물론이고 우주 만물에 내재된 에너지로 최근에 나선형을 띤 형태로 존재한다는 과학적 검증이 이뤄져 주목받았다.

쿤달리니 첫걸음은 각성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 상태가 되면 샥티라는 잠재된 에너지가 활동을 시작한다. 샥티는 체내에서 척추선을 따라 에너지 통제센터 격인 일곱 개 차크라를 거친 뒤 마지막으로 정수리에 도달한다.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원각사 주지와 공군 군종장교를 역임한 용진스님은 지난해부터 과학기술계 대상 쿤달리니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R&D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치유하며, 감성능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입해 운영 중이다.

서울대와 미국 오리건대에서 고체물리학을 전공하고 전 삼성반도체연구소 임원을 지낸 최규현 박사는 그의 애제자다. 256KS램과 1MS램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최 박사는 국제특허만 32건을 보유한 반도체, 태양전지 및 슈퍼캐퍼시티 분야의 귄위자다. 그는 지난 2013년 쿤달리니 요가와 참선 수행으로 중풍으로 부터 건강을 회복하고 현재 버클리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정수리가 열린 후 몸은 70대 이지만 머리는 20대로 회귀한 것 같다고 한다. 과학기술계 현직 종사자로서는 최초로 GIST의 차종표 책임기술원(기술사)도 지난달 참선수행을 완성하면서 정수리가 열려 깨달음을 얻게 됐다.

그는 “중생을 구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과학기술인들이 요가와 참선으로 정수리가 열리면 창의성과 연구능력이 배가되어 인류복지에 미치는 시너지효과가 매우 크다” 며 “이 프로그램은 과학기술인들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법과 자존감을 높이는 법을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과학기술인들은 매우 빠르게 변하는 IT업무환경에 노출돼 있고 산업트랜드도 급변하는 만큼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며 “이 때문에 자기수련이 필요하며, 제대로 된 수행을 위해서는 수십년간 참선으로 수행한 선지식의 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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